직원들, 계급장 떼고 아이디어 '맞짱'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10.08.06 08:36

[워크스마트기획]제일기획의 쌍방향 소통 공간 '아이펍'

제일기획 아이펍 초기화면. 한 눈에도 업무용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동호회 사이트의 편안한 느낌으로 구성돼 있다.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여 지방선거 판도를 바꾼 투표 인증샷' '이마트에서 판매한 수박 맛에 대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직접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

정치에서 생활까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트위터가 만들어낸 진풍경이다. 그야말로 지식과 정보 소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모여야 하는 광고기획사 제일기획은 일찌감치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했다. 여기서 태어난 것이 바로 사내 지식경영시스템 `아이펍(i-pub)이다.

아이펍은 왁자지껄하게 모여들어 축구경기를 보고 맥주를 마시는 유럽의 펍 개념에서 이름을 따왔다. 과거의 지식 관리 시스템에 비해 '보다 빠르고, 보다 쉽고, 보다 자유롭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기존의 지식관리시스템이 일방적이고 완성된 정보만을 전달했다면 아이펍은 토론과 소통, 그에 따른 피드백이 시공을 초월해 자유롭게 이뤄진다는 점이 다르다. 소통을 통해 아이디어를 다듬어 가는 '미래 완성형 커뮤니케이션'인 셈이다. 트위터를 하듯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이를 가능하게 해준 것은 모바일이다. 길기준 제일기획 인사팀장은 "PC 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접속 가능하도록 개발했다"며 "스마트폰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강해 출퇴근길에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일기획 직원들은 이 아이펍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며 아이디어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아이펍 내에서는 '계급장`을 떼고 캐릭터와 닉네임만을 보며 토론을 진행한다. 기준이 되는 것은 오로지 아이디어의 가치다.

길 팀장은 "아이펍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발전소이자 직급 구분 없이 좋은 아이디어로 소위 '맞짱 뜨는(맞대결 하는)` 공간이며, 이 아이디어의 성공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는 베네핏(benefit)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디어 머니라는 칩을 만들어 좋은 아이디어에 임원들이 칩을 적립하는데 이를 연말에 현금화 해 인센티브로 지급한다"며 "만약 이 아이디어가 사업화 돼 수익을 내게 되면 영업이익의 5%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골드칩 시스템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투데이스페셜이라는 섹션을 통해서는 사원들의 개인적 대소사와 업무 연락, 사내서 추진하고 싶은 일에 대한 내용도 공유할 수 있다.

제일기획의 아이펍이 갑자기 탄생한 것은 아니다. 제일기획은 이미 10년 전부터 쿡(Creative Optimize by Online Knowledge : COOK)이라는 사내 지식관리시스템을 가동해 왔다. 약 5만여건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쿡은 사내 정보의 보고다. 활용 빈도도 여전히 높다. 핵심 전략과 과제에 대한 프로젝트가 쿡을 통해 진행 중이다. 쿡을 통해 오랫동안 쌓은 지식관리 노하우와 모바일, 쌍방향 소통이라는 트렌드가 만나면서 '아이펍'이 새로운 소통 공간이 탄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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