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심리 마지노선' 붕괴… 弗탓 속타는 日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안정준 기자 | 2010.08.04 15:01

엔/달러 86엔선 붕괴… 약달러 추세로 엔강세 이어져

엔 강세에 따른 일본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올해 처음으로 당국의 심리적 저지선인 86엔 아래로 내려가며 일본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수출 부진과 디플레이션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 엔 강세와 동전의 양면처럼 진행되는 달러 약세도 좀처럼 반전될 조짐을 보이지 않아 일본 금융당국의 '환율 개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4일 오후 2시20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43% 하락한(엔화 강세) 85.42엔을 기록중이다. 8개월 최저 수준으로 이 상태에서 엔 강세가 지속돼 84.82선 아래로 엔/달러 환율이 내려갈 경우 엔화 가치는 15년 최고 수준으로 치솟게 된다.

엔/달러 환율이 올해 처음 86엔 아래로 내려온 점도 상징적이다. 지난달 일본은행(BOJ) 내부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85달러선으로 내려간 상태가 1~2개월 유지될 경우 BOJ가 환율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실제 당국의 개입이 현실화될 경우 일본은 6년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하게 된다.

이날 엔/달러 86엔선이 붕괴되자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환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라며 외환시장 안정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오는 10일 예정된 BOJ 금융회의에서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팽창적 통화정책이 거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엔강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글로벌 경제 제반 여건은 녹록치 않다는 평가다. 엔강세를 부추기는 원인인 미 경제 둔화와 달러 약세가 단기적으로 바뀌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6월 개인소득과 소비는 예상치를 밑돌며 미 경제의 성장동력인 소비경제가 지지부진하다는 점이 재차 확인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추가부양을 준비하고 있지만 국채매입 등 강도 높은 부양을 추진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미 경제 건전성의 바로미터인 달러화 가치가 연일 미끄러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미 경기둔화-달러 약세 구도에서 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 경제의 원동력인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한다.

오카산 시큐리티의 반도우 아키스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 경제 둔화는 이머징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이는 다시 일본 수출 둔화로 연결될 것"이라며 "일본 경기 회복도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엔 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으로 일본 경제의 고질적 문제인 디플레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본의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08년 12월 이후로 계속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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