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외환銀 거래 종료" vs 채권단 "빚 남았다"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10.08.03 15:04

대출금 추가상환에도 '주채권은행 변경' 놓고 갈등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을 거부하며 채권단과 갈등을 빚고 있는 현대그룹이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대출금을 추가 상환하며 압박에 나섰다.

현대그룹은 3일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 대한 채무를 '사실상' 전액 상환했다며 외환은행과의 거래 종결을 선언했다. 채권단은 아직 2620억원 차입금이 남은 만큼 주채권은행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12월 만기도래 예정인 외환은행 차입금 350억원을 지난달 30일 조기 상환했다.

지난달 29일 채권단 운영위원회가 현대그룹 기존대출의 만기 중단을 결정한지 하루 만에 추가 대응에 돌입한 것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 6월 말 외환은행 대출금 400억원을 조기 상환했다.

국내 기업이 금융권을 상대로 주채권은행 변경을 요구한 것은 유례없는 일. 그러나 외환은행에 대한 채무관계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 현대그룹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그룹은 외환은행에 대해 선박금융 700억원과 외화운영 차입금 일부인 200억원, 한도여신 100억원 등 1100억여원의 차입금이 남아 있다. 또 1520억원 한도의 한도거래(크래딧라인)도 유지하고 있다. 이를 모두 합할 경우 남아있는 여신은 2620억원 정도가 된다.


더욱이 주채권은행은 여신 규모 외에 해당 기업과의 거래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돼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금융권 여신 규모는 산업은행이 외환은행보다 훨씬 많다"며 "주채권은행은 채무관계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이 주채권은행 변경을 요구해 은행과의 신뢰가 깨진 만큼 다른 은행이 대출을 꺼려하거나 주채권은행이 되기를 고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외환은행 여신을 전부 상환하지 않았다"며 "선박금융은 장기로 분할 상환하는 것으로 상환 기일이 정해져 있어 바로 갚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채권단과 해당 그룹이 해결할 문제로 조정할 사안이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먼저 체결한 뒤 협력방안을 찾자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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