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불은 꺼졌지만, 쉬지 않는 韓 조선업계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10.08.05 09:10

조선경기 회복 전망, 주문 밀려들어 휴가철에도 "바쁘다 바빠"

대부분의 대형 조선사들이 하계휴가에 돌입하면서 현장의 불은 꺼졌지만 물밑에서 열기는 더 뜨겁다.

조선경기 회복이 가시적인 상황에서 연달아 주문이 밀려들어 쉴 틈이 없기 때문이다.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하는 조선사들에게는 프로야구의 '스토브 리그'를 연상케 하는 뜨거운 여름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하계휴가로 인해 현장이 쉬던 지난 1일,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인 총액 22억달러짜리 해양플랜트 수주를 따냈다.

해양플랜트를 전담 수주하는 사업 1팀 유한수 팀장(전무)은 "팀원들과 함께 휴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 프로젝트 마무리에 매달렸다"며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인 2조1000억원짜리 부유식 원유시추저장설비(FPSO)를 대우조선해양에 최종 발주한다는 연락을 받고 휴가에 대한 아쉬움은 싹 잊어 버렸다"고 말했다.

휴가를 잊은 것은 직원들만이 아니다.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달 26일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를 직접 방문해 국영선사 코투나브가 발주한 대형 페리선 수주계약을 마무리 짓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STX는 휴가 기간 내 연이어 플랜트를 수주했다. 지난달 25일 말레이시아에서 600억원 규모 열병합 발전소를 수주한 STX는 이달 2일에 연이어 이라크에서 1500억원 규모 디젤발전소 수주에 성공했다.


발전설비 수주를 진두지휘한 김진식 STX중공업 환경부문장(부사장) 휘하 프로젝트팀 역시 휴가는 꿈도 꾸지 못할 강행군을 했다. 수주를 매조지한 후 이번 주에야 비로소 미뤄뒀던 휴가를 떠났다.

STX그룹 관계자는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플랜트와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연초부터 성사됐던 MOU 등 기초단계 성과가 최근 연이어 구체화되고 있어 해당 부서는 휴가 기간에도 현장과 휴무를 달리해 사실상 정상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휴가와 명절 연휴에도 CEO들이 잘 쉬지 않기로 유명한 현대중공업 최고경영진은 올 휴가기간에도 역시 해외 사업장을 순시하는 등 여전히 업무 진행 중이다.

민계식 회장은 중동 리야드 플랜트 건설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현지 거래처와 면담했다. 오병욱 사장은 사우디 최대 발전플랜트 건설현장인 마라파크를 찾았으며 이재성 사장은 인도 건설장비 공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며 더운 여름을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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