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정투융자기금 7000억 불법 전용"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10.08.02 11:56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 기자회견…"서울시 재정 상태 심각"

서울시가 부족한 자금을 일시 차입해 충당하고 재정투융자기금 7000억원을 일반회계로 불법 전용하는 등 재정구조가 악화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는 2일 오전 태평로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1조원의 예산을 운영하는 서울시가 자금 고갈로 6월말 현재 은행에서 1조원을 일시차입해 재정을 꾸리고 있다고 밝혔다.

시의회 김명수 운영위원장은 "국내 중앙 지자체인 서울시가 자금 부족으로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처럼 단기 차입, 상환을 반복하는 것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며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차입한 금액을 따져봤더니 약 2조2000억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금고가 비면서 운영 이자수입도 2008년 1550억원에서 지난해 179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시금고를 운영하는 우리은행에서 빌린 일시차입금에 대한 이자 지출은 점점 늘어 지난해에는 59억8700만원에 달했다.

시의회는 또 서울시가 재정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정투융자기금 7000억원을 불법으로 일반회계로 전용했다고 지적했다. 시가 지난 6월30일 재정투융자기금을 일반회계로 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했으나 이 조례의 효력이 발생일인 7월15일 이전에 기금을 일반회계로 돌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시기반시설과 지역개발사업 등 대규모 투자 사업에 대한 융자를 목적으로 설치해 운영하는 서울시 재정투융자기금은 2008년말 5045억원에서 6월말 현재 122억원으로 감소했다.

SH공사 등 서울시 산하기관의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실정도 공개했다. 시 산하기관 5곳의 연도별 부채는 2006년 13조6787억원, 2007년 15조9783억원, 2008년 17조2870억원, 2009년 23조6356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SH공사의 경우 지난해말 기업회계 기준 부채가 16조3455억원으로 올해 6월까지 이자로만 2763억원을 지출했다.

김 위원장은 "오세훈 시장은 부채이자를 갚기 위해 빚을 내고 있는 서울시 재무구조를 점검하고 해결해야 한다"며 "시의회 차원에서도 서울시 재정운용 문제와 SH공사에 대한 행정사무조사권 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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