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아이폰4 vs '기선제압' 갤럭시S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10.08.03 10:53

[머니위크]애플 아이폰4 vs 삼성 갤럭시S 승자는?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7월 말로 예정됐던 '애플 아이폰4 vs 삼성전자 갤럭시S'의 빅매치는 일단 불발됐다. 애플의 신병기인 아이폰4가 안테나 설계 결함으로 수신율이 떨어지는 이른바 '안테나게이트'로 궁지에 몰리면서 애플이 석연찮은 이유로 아이폰4의 국내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기 때문.

하지만 아이폰4의 대항마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국내 시판 한달여만에 개통대수 50만대 고지에 올라서면서 하반기 중 성사될 빅매치 결과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꼽히던 아이폰4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대명사로 통한다. 시장조사기관인 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까지 전 세계에서 팔려나간 아이폰은 총 5970만대에 달한다. 지난 2007년 아이폰이 첫 등장한 이후 아이폰3, 아이폰3GS에 지난달 시판된 아이폰4까지 총 4개 모델이 거둔 실적이다.

아이폰은 단순한 고기능 휴대폰을 넘어 앱스토어를 통해 개발자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고파는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만들어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아이폰에 열광했고, 아이폰은 전 세계 휴대폰시장을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하는 한편, 사회문화적으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당연히 아이폰의 네번째 모델인 아이폰4도 시판 전부터 전 세계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애플도 멀티터치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하드웨어 사양을 대폭 높이는 등 아이폰4에 공을 들이며 또 한차례의 아이폰 바람몰이를 예고했다.

애플에 치명타 안긴 '안테나게이트'

애플은 마침내 6월24일 네번째 아이폰 모델인 아이폰4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5개국에서 시판했다.

예상대로 아이폰4는 시판 첫날부터 판매점 앞에 구매자 행렬이 이어지는 등 돌풍을 예고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암초가 등장했다. 아이폰4 초기 구매자들이 통화를 위해 아이폰4의 특정부위를 잡으면 수신율이 떨어지는 '스그립(Death Grip)'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휴대폰 외형케이스를 안테나로 활용한 제품설계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애플은 다수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를 부인하는 오만한 태도로 일관했다. 여기에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는 한 소비자에게 "그런 식으로 (휴대폰을) 잡지 말라"는 이메일을 보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소비자들과 언론의 비난이 빗발쳤고, 컨슈머리포트는 "수신문제로 인해 아이폰4를 추천할 수 없다"고 발표, 애플에 결정타를 날렸다.

결국 애플은 두손을 들었고, 스티브 잡스가 7월16일 직접 관련간담회를 열어 진화에 나섰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며 "수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폰4 구매자들에게 무료 보호케이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잡스는 "데스그립은 블랙베리, 삼성전자 등 경쟁사 제품에도 나타난다"고 주장하며 경쟁사를 물고 늘어졌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안테나게이트'라고 규정한 수신율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이폰4는 미국 등 5개 1차 출시국에서 보름만에 300만대나 팔려나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안테나게이트가 향후 전 세계 아이폰4 판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사태로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의 대명사로 통하던 아이폰의 위상은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출시 연기 '미스터리'


스티브 잡스는 16일 간담회에서 아이폰4 출시를 기다리던 국내 소비자들에게 충격적인 발표를 내놓았다.

"7월30일 한국을 제외한 17개국에서 아이폰4를 추가 출시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당초 7월 말 아이폰4 출시가 예정된 2차 출시국가 18개국 중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제외된 셈이다.

스티브 잡스는 한국 출시 연기와 관련 "한국에서 정부 승인을 얻는데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치 한국정부가 승인과 관련 아이폰4 출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충분했다.

하지만 애플은 이때까지 정부에 아이폰4 국내출시의 필수 관문인 전파인증 신청도 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까지 애플은 한국정부에 해당 제품에 대한 전파인증을 신청한 바 없다"며 "아이폰4의 한국 출시 제외는 한국정부 승인과 무관한 문제"라고 공식 보도자료를 내놓으며 발끈했다.

현재 애플이 전파인증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는 미궁에 빠져있어 아이폰3의 출시시기는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아이폰3GS를 도입, 83만대의 판매고를 올린 KT조차 "빠른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안테나게이트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야 국내 출시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며 장기적인 출시연기를 예측하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 선점전략 가속, "안방선 양보없다"

아이폰4의 7월 말 국내 출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삼성전자는 아이폰4의 대항마로 불리는 안드로이드폰 '갤럭시S'를 앞세운 시장선점 전략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갤럭시S의 출시 국가를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아무래도 가장 신경을 쓰는 시장은 안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국내 1위의 이통사인 SK텔레콤과 손잡고 6월24일 갤럭시S 출시 이후 파상적인 시장공세를 펼치고 있다.

갤럭시S의 개통대수는 시판 6일 만에 10만대, 10일 만에 20만대, 19일 만에 30만대를 돌파하는 등 국내 휴대폰 판매기록을 연일 갈아 치우고 있다. 7월26일에는 시판 33일 만에 개통대수 50만대를 돌파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출시된 휴대폰 중에서 가장 짧은 시간 내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아직도 갤럭시S의 일평균 개통대수가 2만대에 달한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추석 전까지 100만대 달성도 무난한 수준이다.

아이폰4의 국내 출시지연이 길어질수록 갤럭시S의 시장선점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8월 초 LG유플러스를 통해 갤럭시U를, 9월 KT를 통해 갤럭시K(가칭)를 선보이며, 국내 스마트폰시장을 갤럭시 시리즈로 독식한다는 계획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아이폰4를 출시할 경우 갤럭시S의 시장선점, 아이폰3GS의 아이폰 수요층 잠식, 안테나게이트 후유증 등 3중고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휴대폰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시장 경쟁에서 안테나게이트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가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아이폰4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 국내시장에서의 아이폰4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둘 경우 향후 스마트폰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자신감과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국내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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