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당가격 4개월 최고…설탕대란 오나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0.08.02 10:57

브라질 '폭우', 인도 '가뭄'에 생산·수출 차질

설탕의 원료인 원당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관련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세계 최대 원당 생산국인 브라질과 인도가 각각 상반된 날씨 문제를 겪으면서 전세계 원당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ICE 국제원당가격, 자료:블룸버그
원당(10월물)은 지난달 29일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파운드 당 19.57센트로 뛰었다. 4개월래 최고다. 이로써 원당가격은 7월에만 22% 상승했다. 올 연말께 19.75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데 비하면 가격상승세가 매우 가파르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122척의 원당 수출선이 브라질 6대 항구에 발이 묶였다. 그 물량만 362만톤에 이른다. 가뜩이나 항구 인프라가 부족해 물동량을 제 때 처리하지 못하는데다 최근 비가 많이 온 영향도 있다.

설탕은 습기에 노출되면 녹는 피해가 생기므로 선적과 이동작업은 날씨에 매우 민감하다. 이 때문에 브라질 내륙에서 원당을 싣고 온 트럭들은 항구에서 짐을 부리려면 40시간씩은 기다려야 한다.

한편 인도는 6~9월이 열대성(몬순) 우기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예년에 비해 비가 5% 적게 왔다. 6월 한달 강우량은 예년 기록에 16%나 모자랐다. 사탕수수 재배에 필요한 물을 충분히 댈 수 없어 작황이 나빠지는 것이다.

◇설탕·식품가격 인상압력= 이처럼 원당 공급이 원활하지 않지만 올해 설탕 수요는 전년비 1.7% 늘었다. 국제설탕기구(ISO) 조사 결과 수요 대비 재고율은 20년만에 가장 낮은 32%로 떨어졌다. 조사기관 F.O.릭트에 따르면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의 설탕 재고는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원당가격 상승은 글로벌 식품업체의 비용부담을 늘린다. 지난해 원당값 상승에 몸살을 앓았던 크리스피크림도넛, 허쉬 등이 올해에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크리스피크림은 이미 일부 제품 값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CJ제일제당이 지난 1일부터 설탕 출고가를 평균 8.3% 인상하는 등 원당가격 상승 여파가 미치고 있다.

◇원당價, 지난해 급등→올초 하락= 지난해에도 브라질엔 비가 많이 내렸고 인도는 건조해 각각 원당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당시 원당값은 35년래 최고로 치솟았고 미국의 식료품가격지수(FPI)를 20%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는 사정이 달랐다. 지난 2008~2009년에 비해 풍작이 예견됐고 기업들이 가격인상을 주저하면서 원당 가격은 27% 급락했다.

그런데 최근 두달간 상황이 반전돼 지난해와 같은 가격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모간스탠리 원자재부문 후세인 알리디나 대표는 "어떤 곡물도 공급이 부족하면 시장가격을 기록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당가격은 생산감소 탓에 내년에도 상승할 수 있다. 코잔 인두스트리아&코메르시오의 마르코스 러츠 최고경영자(CEO)는 브라질 최대 사탕수수 재배지역인 중남부의 내년 원당 생산량이 올해 전망치인 2800만톤보다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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