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2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점 강당에서 창립기념식과 '中企 명예의 전당 헌정식' 등 공식 행사를 갖는다. 이날 오후에는 기념행사 일환으로 퇴직한 옛 선배들을 은행으로 초청, 선·후배간 만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1973년 총 수신 1000억 원을 돌파한 기업은행은 당시 국내 수출 산업 육성 정책과 더불어 성장을 거듭했다. 1980년부터 해외지점을 개설하기 시작했다. 은행 외형이 계속 커지면서 1994년 코스닥에 등록됐다. 9년 후에는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1984년에 시작한 신용카드 사업은 10여 년 만에 회원 수 100만 명을 넘겼다. 지난 2001년 200만 명, 2007년엔 500만 명을 돌파했다. 2001년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본부제도를 시행, 한 단계 도약을 이뤘다는 평가다. 지난해엔 총 대출 100조 원 시대를 열었다.
금융위기 이후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적극 지원, 기업들이 위기를 별 탈 없이 넘길 수 있었다. 기업은행은 당시(2008년10월∼2010년4월) 은행권 전체 중소기업 대출 순증 액 24조1000억 원의 64.6%인 15조6000억 원을 공급했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개인금융에서 자금을 조달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안정적인 운용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운 50년을 향해 조직의 안정과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적을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업은행은 올 2분기 당기순이익 3069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3802억 원)에 이어 업계 2위다.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수천 억 원대 손실이 나거나, 순익이 크게 줄어든 다른 은행보다 실적이 양호하다.
기업은행은 앞으로 개인금융 강화를 통해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가계대출 잔액은 20조8184억 원, 수신고는 30조5612억 원에 이른다. 개인 고객 수는 930여만 명. 곧 1000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50주년이 되는 내년엔 '개인고객 1000만 명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이를 위한 인사를 단행했다. 주영래 경영전략본부 담당 부행장이 개인고객본부로 자리를 옮겼는데, 주 부행장은 지난 2007년 1월 부행장으로 승진해 올해로 4년째 부행장 직을 맡고 있는 최고참 임원이다. 개인금융 파트에 연차가 가장 높은 고위 임원을 보낸 건 기업은행 역사상 처음 있는 일. 그만큼 미래 성장 전략인 '개인고객 기반 강화'에 온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한편 앞으로 임기가 5개월 여 남은 윤용로 행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을 하게 될 지 올해 말 결정된다. 윤 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며 "우리가 지원한 기업들이 회복기를 거쳐 재도약 할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