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햇살론 같은 '서민 전용 대출 상품' 만든다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10.07.28 19:54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서민금융 지원을 주문하고 나섰다. 서민들이 연30%대의 고금리를 무릅쓰고 캐피탈사를 이용하는 것은 서민대출을 외면한 은행들 책임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은행권은 '서민 전용 대출 상품'을 만들어 서민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28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은행권 판매 전용 서민 대출 상품을 개발해 출시키로 했다. 이를 위해 다음 주부터 은행연합회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은행들은 1~10등급의 신용등급 중 4~6등급 층에게 '햇살론'과 비슷한 10%대 중반 금리의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을 고려하고 있다. 시중은행을 이용할 만큼 신용등급이 낮지 않아 주로 카드사나 캐피탈 회사를 이용하는 등급 층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서민금융 지원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공통 대출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며 "주로 신용등급이 4~6등급인 층을 대상으로 대출해주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이 이 처럼 서민 대출 전용 상품 개발에 착수키로 한 것은 금융당국의 강한 주문 탓이다. 이날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시중은행 부행장들과 조찬을 갖고 "적극적으로 저소득, 저신용층에 대한 대출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부위원장은 특히 최근 정부가 지역신용보증재단, 서민금융회사 등이 함께 만든 '햇살론'의 의의를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햇살론의 재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은행들이 이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서민대출을 줄여 급전 생계자금이 필요한 이들이 결국 카드사, 캐피탈로 갔다"며 "은행들도 사회적 책임을 생각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햇살론'은 대부업체 등에서 30~40%대의 고금리를 부담하는 저신용·저소득 서민에게 10%대의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향후 5년 간 10조 원의 대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대출대상은 신용등급 6~10등급이나 연소득 2000만 원 이하인 무등록·무점포를 포함한 저소득 자영업자와 농림어업인, 일용직·임시직을 포함한 근로자들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햇살론은 신용등급 6~10등급도 대상으로 하지만 은행이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취급하긴 쉽지 않다"며 "대손율이나 원가분석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아울러 금융지주사가 소매금융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국내 은행들은 그간 소매금융 영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평판 리스크 탓에 머뭇거렸다.

시중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그간 평판 리스크 탓에 소매금융 진출에 난색을 보였지만, 지주사 아래 자회사를 만들어 진출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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