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들 "KB금융 이사회 문제있다" 쓴소리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7.28 14:50

어윤대 회장 "문제 인식 공유···뼈 깎는 노력 필요해"

KB금융그룹이 국내 리딩뱅크의 위상을 잃어버린 데에는 이사회의 잘못된 판단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 KB금융그룹 임원들은 27일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복수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로부터 KB금융그룹이 현재 처한 문제점에 대해 청취하는 자리를 가졌다.

애널들은 KB금융이 지난 강정원 전 행장 체제에서부터 비롯된 '리스크 관리'와 '이사회 구조'에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행장은 2007년 10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적극적인 여신확장 정책을 펼쳤다. 국민은행은 당시 다른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규모를 줄이고 있을 때 오히려 이들과 수십 조 원 가량 차이가 날 정도로 여신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문제는 이때 리스크 관리 기반이 닦이지 않은 상태에서 중소기업과 PF 등의 비중을 높이기 시작한데 있다. 결국 확장정책으로 규모만 늘리는데 치중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부실 규모가 커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KB금융 임원은 "보통 여신의 경우 부실 징후가 1년 반이나 2년 뒤에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2006년 후반부터 2007년 사이에 발생한 부실여신의 여파가 지금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2분기에만 충당금을 1조 2000억 원 이상 쌓을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말 KB금융이 '신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명목 아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비용도 현재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당시 지주사 전환 작업에 쓰인 비용은 자사주 매입비용 등을 포함해 3조4000억 원에 달한다.

결국 이와 같은 모든 일들이 이사회의 의결 없이 이뤄질 수 없었던 사항 인만큼 이사회의 지배구조와 결정체계 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애널들의 지적이었다.

어 회장은 이날 애널들의 분석을 들은 후 "지적해 준 문제점들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앞서 열렸던 은행 임원들과의 경영협의회에서 어 회장은 외화예금과 퇴직연금 등 틈새시장 상품을 공략할 것을 주문했다. 어 회장은 영업력 회복을 위해 전력을 다해 줄 것을 임원들에게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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