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논란 당했던 KB금융 이번엔 관치환영?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8.01 10:20

관치 철폐 주장하던 노조 "차관급 사장와 그룹 격 높아져" '이중잣대' 논란

"밖에서 차관급 사장이 온 것에 대해 매우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 그룹의 격이 한 단계 성숙됐다고 평가한다"

유강현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그룹변화혁신 테스크포스(TF)팀 출범식에서 던진 말입니다. 전날 민병덕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을 국민은행장에, 임영록 재정경제부 전 차관을 지주사 사장에 선임한 것을 두고 한 말입니다.

이는 그간 금융당국이 KB금융 회장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며 관치 중단을 강하게 주장했던 노조입장과 전적으로 모순되는 발언입니다. 차기 행장과 지주 사장에 내부인사가 중용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과도 정면 배치되는 얘깁니다.

황영기 전 회장에서부터 시작된 관치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KB금융이 지주사 사장에 관 출신 인사를 임명했습니다. 취임 전부터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 탓에 관치논란에 민감해졌을 어윤대 회장이 지주 사장에 관 출신 인사를 앉힌 것에 대해 시장에선 의외의 인사라고 평가했습니다.

더구나 영포회와 선진연대 등과 관련된 논란을 '어윤대게이트'로 규정하고 어 회장 사퇴를 주장했던 국민은행 노조도 이번 인사에 대해 함구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노조는 관 출신 인사가 오게 돼 그룹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합니다. 관치금융의 논란에 휩싸였던 KB금융이 내부 인사에 있어선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회장에 관 출신은 안되고 사장은 괜찮다는 거냐"는 말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명백하게 끝이 났다고 볼 수 없는 관치논란의 한 가운데에 있는 KB금융이 사장에 관 출신을 앉힌 것은 의외"라며 "관치 철폐를 주장해 온 노조가 이에 동조하고 있는 모양새도 우습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노조가 어 회장과 날을 세우는 시늉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합니다. 노조는 지난 19일 어 회장과의 일정에 없던 '깜짝 면담'을 통해 어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전격 철회하고 변화혁신 태스크포스(TF)팀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노조가 주장해오던 '경영 참여'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명분에서입니다.

노조의 참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구조조정에 반기를 들고 있는 노조가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등의 실무업무를 담당하는 TF팀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심각한 비만증을 앓고 있는 국민은행이 제대로 군살 빼기에 나설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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