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美백악관이 LG화학에 당부한 3가지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10.07.28 09:00

김반석 부회장 출입기자 간담회서 밝혀…"전기車 배터리 10년투자, 시장선점 효과 커"

"(사전에) 언론에 나오지 않게 해달라. 오픈된 곳(특히 뒷부분 개방)에서 스피치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시큐리티(보안) 문제를 철저히 신경써달라."

이달 초 미국 백악관이 "자국의 미시간주 홀랜드에서 열리는 LG화학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2차전지) 공장 기공식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키로 했다"고 알려오면서 "꼭 지켜달라"고 당부한 3가지다.

↑김반석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27일 저녁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미국 독립기념일 직후인 7월초에 연락이 왔다"면서 이 같이 밝힌 뒤 "처음엔 대통령의 스케쥴이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그룹에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며칠 뒤) 백악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며 "일주일 후에 갈 곳을 미리 공개하는 것을 보고 참 신선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시큐리티 문제에 자신이 있구나'라고 놀라워했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김 부회장은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LG화학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미국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자국의) 자동차회사에 공급하는 최초의 기업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하지만 그쪽 사람들이 보기엔 미국 회사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5일 열린 'LG화학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서 "2012년경 미국 소비자들은 '메이드 인 USA' 스탬프가 찍힌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를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현재 미국은 실업률이 문제인데 그런 상황에서 (미시간주 홀랜드) 지역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리튬이온 배터리를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생산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준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LG화학의 배터리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김 부회장은 "리튬이온으로 된 배터리가 자동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GM의 시보레 볼트에 처음 공급하게 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GM 공급을 위해)안정성과 물성 실험 등을 몇 년 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연구를 많이 했고 10년 정도 투자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또한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노트북이나 휴대폰에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게 만들었다"며 "폭발을 일으키는 코발트 물질은 거의 쓰지 않는데다 분리막(전지소재)도 안정적인 것으로 하고, 파우치 타입으로 안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 회사가 (배터리 생산을) 주도한 일본의 경우 GM이 지난해 1월에 발표할 때까지 리튬이온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만든다는 것은 먼 뒤의 일이라 생각해 많은 연구나 투자를 하지 않았다"며 "일본 업체도 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LG화학은 갖고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을 선점한 효과가 크다는 얘기인 셈이다.


아울러 "최근 스마트폰, 전기차가 부각되면서 배터리의 성능과 가격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는 조립능력이 아닌 배터리 자체의 물질, 즉 소재에 대한 기술력에서 좌우되기 때문"이라며 "LG화학은 화학기반의 소재기업으로 이 분야에 강점이 있고, 전자회사가 해온 배터리 사업을 화학회사가 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도 (그래서) 생겼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앞으로 3곳 이상의 자동차 회사와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GM보다 더 큰 고객사가 있다"고 밝힌 김 부회장은 "벌써 계약은 다 끝났고 발표만 남아있다. 일본 업체도 물론 있다"며 "상대방 회장을 만나면 다들 우리 제품이 코스트가 낮아 가격이 맞으니 좋다고 한다"고 밝혔다.

물론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에서만 보면 연구비와 투자를 합칠 경우 적자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2015년에 자동차용 배터리에서 최소 매출 1조5000억원 이상 날 것"이라며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연구개발(R&D) 분야고 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분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부회장은 "석유화학에서 이익을 계속 낼 것이고 투자도 계속 할 것이지만 보는 시각을 달리했으면 좋겠다"며 "LG화학은 석유화학만 하는 게 아니고 정보전자, 배터리도 한다. 석유화학 회사로만 인식받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시황에 대해선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약간 떨어져 걱정하고 있지만 5~6일전부터 가격이 하락이 정지하거나 올라오고 있다"며 "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최근 방문한 중국쪽 시각하고 우리쪽 시각도 같다"고 평소와 같이 낙관적인 전망에 무게를 뒀다.

여기에 "석유화학 분야의 신시장으로 '나이지리아'를 유망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LG화학 제품의 40%가 수출되는 중국 시장에 대한 애정도 표시했다.

그는 "공장 10개가 위치한 중국에 매달 간다"며 "일본과 달리 영어를 공용어로 쓰면서 사장까지 현지 인력을 채용해 '중국회사'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 중국에서 성공적인 기업으로 자리잡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특별히 줄이지 않을 것이고 배터리까지 포함해 더 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부회장은 최근 대기업 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투자라는 것은 기업의 필연적인 요소"라고 전제한 뒤 "기업은 생존하기 위해 이익이 나는 것에 대해 투자를 해야한다"며 "제조업체는 투자를 해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회사나 투자를 하려고 몸부림치고, 최고경영자(CEO)도 정말 투자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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