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재보선…주목 받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10.07.27 15:56
28일 서울 은평을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가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를 가늠할 잣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국정운영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가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재오 전 의원과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출마하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로 불리는 인물이고 윤 전 실장은 현 정부의 정책 브레인이다.

자연히 이들의 당선 여부는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 두 사람이 낙선한다면 지난 지방선거 때 표출됐던 심판론이 이어지고 있음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이 경우 이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서 정책 방향을 대폭 수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당장 재보선 뒤로 예정된 내각 인사 폭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가능성이 언급될 수도 있다.

정치 지형도 변화를 겪게 된다. 민주당 등 야당의 목소리에 자연히 힘이 실리게 되고,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개혁 세력과 친박(친 박근혜) 세력의 입지가 더 커지게 된다.

반대로 이 전 의원과 윤 전 실장이 모두 국회에 입성한다면 정부의 국정운영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정부 심판론도 잠재울 수 있다. 4대강 사업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는 자연히 힘이 실린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이 전 의원과 윤 전 실장이 한나라당 내부의 분위기를 다잡는 것도 가능하다. 여권 내부에서 계속되고 있는 분열 움직임도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다.

이번 선거의 이같은 영향력 때문에 여야는 하나같이 재보선 승리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야권은 당연히 정부 심판론을 앞세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이 출마한 은평을과 윤 전 실장이 출마한 충북 충주에서 '반MB'를 내세우며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것이 그 방증.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7·28 재보선은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 중대 선거"라며 "이를 위해 국정실패의 공동책임자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은평을과 충주에서 야권 단일화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여권은 반대로 서민경제와 지역일꾼 등을 강조하며 정권 심판론 확산을 최소화하자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재벌 캐피털 회사의 대출 금리와 대기업 현금 보유량 등을 지적하면서 서민경제 회복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여기에 발맞춰 서민정책특별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재보선에 출마한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이 전 의원과 윤 전 실장은 모두 지역일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운 선거운동을 했다. 특히 이 전 의원은 당 지도부의 지원유세도 거부한 채 '나 홀로 선거운동'을 계속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은 '미니총선'이라 불릴 정도로 여야 모두의 관심이 크다"며 "여야는 마지막까지 작은 변수 하나에도 민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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