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2년연속 무파업 임협 잠정합의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10.07.21 23:30

(상보)23년만에 처음…노조원 1000만원 이상 목돈 챙길 듯 

현대자동차 노사가 2년 연속으로 무파업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안에 합의했다. 이는 현대차 노조가 생긴 이후 2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며 16일 만에 합의를 이끌어 낸 것 역시 역대 두 번째 최단기간이다.

현대차 노사는 21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울산공장장인 강호돈 대표이사 부사장과 이경훈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노조위원장) 등 노사 교섭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3차 본교섭에서 임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임금 7만9000원 인상, 성과금 300%+200만원, 글로벌 판매향상 격려금 2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만원, 주식 30주 지급, 직급수당 상향, 품질향상 노사 공동노력, 고용안정합의서 체결, 사회공헌활동 위한 별도협의체 구성 등에 합의했다.

이에 따로 현대차 직원들은 당장 현금으로만 1000만원 이상의 목돈을 손에 쥐게 됐다. 사측 역시 파업에 따른 이미지 실추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노조는 오는 23일 이번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현대차 노사는 2년 연속 무파업으로 임단협을 완전 타결하게 된다. 지난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무파업 타결을 이끌어 낸데 이어 협력적 노사관계가 정착되는 계기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성과는 노사 모두 여름휴가 시작 전에 임단협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강했던데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노사는 예년보다 이른 6월14일부터 협상을 시작, 주 2~3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특히 올해 교섭의 최대 난제로 우려됐던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노사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기로 해 걸림돌을 제거한 것도 주효했다. 노동계 최대 현안인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의 도입시기가 내년 3월로 여유가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현대차 내부에 확산되고 있는 '위기감'도 조기 타결의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현대차는 올 들어 내수시장 점유율이 40%까지 추락하는 등 고전해 왔다.

이밖에도 현대차 노사는 품질향상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하는 성과도 일궈냈다.

노사는 별도 합의를 통해 품질문제 발생시 정보를 공유, 최단 시간 내에 원인을 분석하고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올 연말까지 품질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신차품질조사에서 1위를 재탈환하고 내구품질조사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명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IQS(초기품질지수) 조사에서 전세계 37개사 중 4위를 기록했고, 일반브랜드 중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잠정안은 직원들의 고용안정, 근로조건 개선과 함께 회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사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생산성 향상 및 품질향상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노사가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는데 더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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