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0분 동안 시장을 돌아보려 했던 정 총리는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했다", "서민들 살게 해 달라", "영등포시장 잘 되게 해 달라"는 상인들의 부탁에 일일이 답변하느라 발걸음이 느려졌다.
좌판에서 술과 순대볶음 등을 팔던 한 상인은 정 총리는 "우리는 끝났으니까 우리 손자들 좀 잘 살게 해주세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정 총리는 "무슨 소리냐, 안 끝났다"고 손사래를 치며 "차차 좋아질 것"이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야채를 팔던 또 다른 상인은 정 총리에게 "서민들 좀 살게 해 달라"며 "말씀만 하시고 실천을 잘 못 하시더라"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생닭을 파는 한 상인이 "한 말씀 적어 달라"며 공책을 건네자 '영등포시장 Fighting(화이팅)!'이라고 적기도 했다.
한 상인은 "버스 노선을 바꿔주는 게 영등포 시장 돈 안들이고 최대로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따져 물었다. 노선이 바뀐 후 무거운 물건을 들고 이동하기 힘들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시장을 찾지 않고 근처 백화점으로만 간다는 것. 이에 정 총리는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생닭과 인삼을 산 정 총리는 "삼계탕을 해 먹어야겠다"고 말하며 생닭 3마리가 9000원이라는 말을 듣자 "아, 그렇게 싸요?"라며 놀라기도 했다.
이렇게 정 총리가 시장에서 산 식료품은 생닭 3마리와 인삼 한 뿌리, 대파와 쪽파 각각 1단, 토마토 1관, 수박 1통. 김 1봉지. 그렇게 시장방문이 예정보다 길어져 40분쯤 진행되며 정 총리의 손도 무거워졌다.
정 총리는 "시장에서 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을 뵙고 존경심을 가지게 됐다"며 "내가 여기저기 현장을 다니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좀 아는 것이 있을지 몰라도 현실을 모르기 때문에 직접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한편 총리 거취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정 총리는 이 달말 총리 교체설을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마지막 날 마지막 순간까지 열심히 하겠다. 다음 총리가 지명 될 때까지"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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