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에쿠스', 명품으로 거듭난다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 2010.07.22 07:30

현재 3~4개 명품 브랜드와 접촉중… 지난해 '제네시스-프라다'에 이어 두번째 명품모델

↑현대차 '뉴에쿠스리무진'
현대자동차의 최고급 세단 에쿠스가 명품으로 거듭난다. 지난해 4월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제네시스 프라다’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인 셈이다. 갈수록 거세지는 수입 브랜드의 고급차 시장 잠식을 막는 동시에 미국시장 진출을 대비한 이중 포석으로 해석된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출시된 신형 에쿠스 최고급 모델에 명품 브랜드 디자인을 접목시키기로 하고 현재 명품 브랜드 3~4곳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제네시스 프라다가 3대만 한정 생산된데 반해 명품 에쿠스는 양산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협의 중인 한 명품브랜드 관계자는 “최근까지 현대차와 관련사항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아직 계약단계까지 협상이 진행된 것은 아니다”며 “에쿠스의 어떤 부분에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을 적용할 것인지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역시 여러 명품 브랜드와 접촉 중이지만 명품 에쿠스가 탄생하기까지는 1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형 에쿠스는 세단형의 경우 3.8리터와 4.6리터, 세단보다 차체길이가 300mm 긴 리무진 급은 3.8리터(1억3500만원)와 5.0리터(1억4600만원)에 판매중이다. 이를 감안하면 명품 에쿠스의 가격은 약 2억원대를 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명품 에쿠스가 세단 형일지 리무진 급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대차가 명품 브랜드와 손잡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품질만큼은 BMW나 벤츠, 렉서스와 같은 고급 브랜드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에쿠스의 잠재 고객들은 ‘가격’보다 명품 이미지가 제품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점도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배경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가 제네시스 프라다로 명품 이미지를 강조하려 했다면 이번 에쿠스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현대차의 대표모델을 국내외 시장에서 BMW와 벤츠 등의 최고급 모델과도 견줄 수 있는 품격을 갖췄다는 점을 내세우려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명품 에쿠스 전략은 미국시장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는 올 4분기부터 에쿠스를 미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명품 브랜드와의 짝짓기는 단기간에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이젠 자동차산업도 짝짓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후 경쟁력이 좌우되는 시대가 왔다"며 "현대차가 중저가 모델 중에선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고급브랜드에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뒤처져있기 때문에 이러한 명품마케팅이 브랜드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시장 수성을 위해서도 에쿠스의 고급화 전략은 필수적이다. 이성재 키움증권 자동차담당 책임연구원은 "자동차는 가장 비싼 내구재에 속하기 때문에 국내시장도 이젠 품질과 성능만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현대차도 고급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계속해서 독특한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 '제네시스 프라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프라다와 손잡고 4.6리터 풀 옵션 수출모델을 기반으로 프라다 제네시스를 탄생시켰다. 현대차와 프라다 연구진은 이태리 밀라노와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약 4개월간 제네시스 프라다에 대한 공동 작업을 진행, 약 30곳이 넘는 내장디자인에 대해 새롭게 구성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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