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현대차 직원, 생떼시위로 출퇴근 '몸살'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10.07.20 15:11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벌써 일주일째 하나로마트(양재점)로 출퇴근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방문하는 협력업체 직원이나 해외 바이어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 역시 본사가 아닌 하나로마트로 향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기아차 모닝을 위탁생산하는 동희오토의 하청업체 해고자들이 양재동 본사 앞에서 지난 12일부터 밤샘 시위를 하고 있기 때문. 혹시 모를 본사 점거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정문은 대형버스로 완전 봉쇄해 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사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는 현대·기아차 본사와 하나로마트를 연결하는 샛길 밖에 없다. 퇴근 시간에는 아찔한 상황도 자주 연출된다. 퇴근하는 직원들과 차량이 폭 3미터도 채 되지 않는 길에서 뒤엉키기 일쑤다.

농성자들은 취업당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하는 등 노동운동을 위해 위장취업한 것으로 밝혀져 해고됐다. 해고자 대부분은 학생회장 등 운동권 출신 경력을 갖고 있거나 전 직장에서 노동조합 간부 경력을 갖고 있지만 입사시 이를 고의로 누락했다. 해고자 9명 가운데 7명은 고등법원과 지방노동위원회 등에서 정당한 해고로 이미 결론이 난 상황이며 나머지 2명은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불법 시위로 인한 피해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양재동 본사에는 하루에도 수십명에 이르는 바이어들이 방문하고 있다. 덕분에 해외마케팅 부서에서는 본사를 방문하는 바이어에게 상황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자칫 회사 내부 문제로 비춰질 수 있어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

불똥은 맞은편에 위치한 코트라로까지 번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본사 사옥 앞은 집회신고가 이미 끝난 상황이어서 합법적인 시위를 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농성자들은 코트라 본사 앞에서 침낭을 가져다 놓고 밤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매일 집회 때문에 업무 방해를 받는 것는 참을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외국기업 관계자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주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코트라 사옥 옆에는 산하기관인 인베스트 코리아 사옥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한국에 투자를 검토하는 외국기업 관계자들이 상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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