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대우건설 가치 up 5대 키워드는?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10.07.20 14:58

산은 PEF에 투자자 참여, 향후 매각 차익 극대화 위한 대우건설 기업가치 제고방안 고심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기업 가치 제고 전략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가깝게는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산은 사모펀드(PEF)에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멀게는 향후 대우건설을 재매각할 때 매각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산은 사모펀드(PEF)를 구성,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확보, 경영권을 차지할 계획이다.

미래에셋파트너스삼호(6.85%)ㆍ팬지아데카(5.61%)ㆍDKH유한회사(5.61%) 등 17개 재무적투자자(FI) 지분 39%는 현금 매입하거나 현물 출자 형태로 PEF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나머지 지분은 금호 그룹 계열사인 금호타이어(5.61%), 금호석유화학(4.49%), 아시아나항공(2.81%) 등으로부터 매입한다.

산은은 PEF 구성을 이달말 마무리하고, 제반 실무 절차와 지분 인수 절차는 8월까지 끝낼 방침이다.

하지만 계획대로 8월 말까지 대우건설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은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인수 구조 등 세부적인 문제를 놓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합의점을 찾는 데 시간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PEF에 참여할 투자자가 현재로선 전무하다는 것도 지연 이유다. 산은은 피치 못할 경우 단독으로라도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지만, PEF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서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투자자를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선뜻 나서는 투자자가 없다. 인수가격은 주당 1만8000원으로 정해졌는데, 이는 현재 주가(19일 종가 1만400원)보다 70% 이상 높다. 향후 건설업계 시황도 불투명하다.

한 때 유력 외국계 투자사가 PEF 공동운영자(Co-GP)로 참여하는 방안을 타진했지만, 불참 쪽으로 방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인수 금액의 10% 정도(3000억 원 안팎)를 투자하면 공동운영자 자격을 줄 방침이다.


산은은 경영권을 확보하기 때문에 주당 1만4000원 안팎이면 본전이란 게 내부 판단이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인수가격과 현재 주가간의 간극을 메울 반대급부가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 산은은 풋백옵션 등의 유인책은 고려치 않고 있다. 대신 대우건설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는 복안이다.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란 얘기다.

대우건설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은 △산은-대우건설 시너지 효과 극대화 △해외 사업강화 △미분양 해소 △비핵심 부문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대한통운 기업가치 제고 등이 골자다.

산은은 우선 자사가 주도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과 관련된 시공권을 1차적으로 주는 방법으로 대우건설의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산은의 PF 주선 규모는 지난해 기준 4조7000억 원으로 아시아 5위, 세계 13위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기준 27.7%를 차지하는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 올리는 것도 관건이다. 대우건설은 건축(13.6%)과 토목(20.2%) 중심의 국내 시장만 갖고는 불황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동유럽 플랜트 시장 공략 등으로 해외 매출 비중을 3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4000가구 정도인 미분양 물량은 할인 매각을 통해 현금화 한다는 게 산은의 구상이다. 산은 관계자는 "우선 매수자가 나서는 단지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할인 매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핵심 부문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대우건설이 베트남 하노이 대우호텔 지분 70%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인 것도 이와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적당한 매수자가 나설 경우 대우송도호텔(지분율 100%), 베이징 루프트한자 센터(25%), 중국 기린대우호텔(90%), 리비아 트리폴리(60%) 등의 지분도 처분할 계획이다.

대한통운 지분 처리 문제도 대우건설 기업가치 제고에 중요한 부분이다. 대한통운은 현재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23.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대한통운 지분 처리 문제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대우건설 입장에선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입해 기업가치를 높인 다음 처분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10만원을 넘어섰던 대한통운 주가는 19일 종가 기준으로 6만4300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산은 관계자는 "투자자가 정해진 뒤 PEF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 산은이 단독으로 대우건설을 매입한 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주가가 일정 정도까지 오른 뒤 투자자에게 PEF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술집 갔지만 술 안 마셨다"는 김호중… 김상혁·권상우·지나 '재조명'
  2. 2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3. 3 '말 많고 탈 많은' 김호중의 수상한 처신
  4. 4 "한국에선 스킨 다음에 이거 바른대"…아마존서 불티난 '한국 세럼'
  5. 5 이정재는 '490억 주식부자'…따라 산 개미들 '처참한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