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후 MMF·채권 썰물, 랩 급증...'위험 선호?'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0.07.18 15:21
기준금리 인상 이후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펀드에서 연일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향후 채권금리 상승(가격하락)에 따른 수익률 악화를 우려해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금융위기 후 지속돼 온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수그러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15일 기준)은 78조4752억원으로 지난 6일 이후 7일 연속 줄었다. 이 기간 6조3416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이탈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MMF 수익률 악화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15일을 제외하곤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상 하루 전인 8일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여 이전의 증가 추세와 뚜렷한 변화 조짐을 엿보였다. 전체 잔액은 50조2744억원.

한 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두 차례 더 올릴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채권금리는 연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이전에 투자했던 자금을 빼 수익을 확정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주춤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총 예금(12일 기준)은 790조원으로 이달 들어 4조원 감소해 6월(14조원)과 5월(20조원)의 증가세가 꺾였다. 또 총 예금은 기준금리를 인상한 9일 이후에도 6조원 감소해 금리 인상에도 자금 유입이 줄었다.

최근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지만 주식시장을 떠났다기보다 증권사의 랩어카운트나 주식 직접투자로 일부 흘러간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형펀드 자금은 코스피 연 고점 돌파를 앞두고 차익실현 환매가 증가하며 8일 이후 6일 만에 1조2930억원 순유출됐다.

반면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통해 증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문형 랩 잔액은 3월말 22조원에서 5월말 27조6000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문형 랩은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기 때문에 횡보장에서도 고수익을 낼 수 있어 투자자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직접투자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15일 기준)도 최근 감소세를 보이다 금통위 이후 4일째 증가세를 보이며 이 기간 1조3264억원 증가했다.

안정균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를 인상하면 예금 잔액이 늘어야 하지만 오히려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줄고 있다"며 "MMF와 채권형펀드 설정액 흐름을 보면 주식형펀드의 자금 이탈은 다른 위험자산으로의 손 바뀜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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