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우 목욕봉사까지, 사장님은 "봉사의 달인"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 2010.07.20 10:35

[2010 당당한 부자 下]'정토마을' 장애우 돕는 강신우 화란조경 사장

강신우 화란조경 사장은 최근 정신지체우 50~60명과 자원봉사자 모두를 포함해 200명가량을 데리고 대구 우방랜드에 놀러갔다. 어떤 장애우에겐 휠체어를 끌고 다니면서, 또 다른 이에겐 손을 부축하면서 오랜만에 나들이를 했다.

따로 비용지원이 없는 관계로 비용은 모두 그의 몫이다. 대구 우방랜드에서 하루를 노는데 비용이 꼬박 1000만원이 들었다. 최근 지방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사업여건이 어려워지다 보니 결코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그는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1년에 한 두 차례 정신지체우들을 데리고 놀러간다. 어떤 날엔 배를 통째로 빌려서 바닷가에서 2~3시간 유람을 하기도 했다.
↑강신우 화란조경 사장, (사진=이동훈 기자)
그는 노숙자들을 위한 '밥퍼' 봉사 외에도 정신지체우들을 위한 복지시설인 '정토마을' 봉사도 겸하고 있다. 남들은 하나도 하기 어려운 봉사를 그는 여러 개 하고 있으니 말하자면 '봉사의 달인'이라고 해도 과찬이 아니다.

정신지체우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목욕탕을 통째로 빌려 목욕시키는 봉사활동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다. 봉사자 몇 명과 함께 1명당 장애우 3명을 목욕시키는 일이다.

노인이나 노숙자들에 비해 정신지체우들은 훨씬 목욕시키기가 어렵다. 목욕탕에 잘 들어가려 하지 않거나 목욕탕 안에서 계속 뛰기도 하고, 때로는 때를 밀어주다가 뺨을 맞기도 한다. 때를 밀다보면 겨드랑이 부분이 조금 아플 때가 있는데, 그것을 '자신을 괴롭히는 행위'로 오해해서다.

그렇게 어이없이 뺨을 맞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땐 '허허'하고 웃고 넘어간다. 그렇게 반나절 목욕을 시키고, 목욕탕 안에서 김밥 등을 시켜서 점심을 먹은 뒤 오후까지 목욕을 시키고 나면 집에 갈 때쯤 탈진한다.

몸살이 나서 며칠 앓아누울 때도 있었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내 몸 하나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체력이 부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하는 목욕 봉사를 걸러본 적은 없다.

정신지체우들을 돕는 봉사도 '밥퍼'를 함께 했던 스님과 같이 했다. 그 스님이 별세한 뒤에는 산유화 스님이 대신했고, 개인적으로 돕던 일을 '정토마을'이라는 복지시설로 키웠다.

이곳 '정토마을' 연락원과 연화원에는 정신지체를 앓는 경증, 중증 장애우들이 모여 살고 있다. 나이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지만 정신 연령은 대체로 3~5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처음에는 스님과 강신우 사장 둘이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다. 돼지저금통을 가져오는 사람도 있고, 해가 지난 옷들을 챙겨다 가져오는 사람들도 있다.

가끔씩 고기 등 음식을 들고 정토마을을 찾아가 장애우들에게 직접 만들어 먹이기도 한다. 이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데는 일반인보다 훨씬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고기나 회의 경우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킬 경우 기도가 막힐 위험이 있어 일일이 다져줘야 한다.


고기는 정육점에서 다져주지만, 회를 다져주는 곳은 거의 없다. 그래서 한 번씩 회를 먹이려면 그가 직접 칼로 일일이 다진다.

그렇게 다진 회덮밥을 정신지체우들에게 전해주면 금방 알아채고 해맑게 웃는다. 음식을 흘리면서 먹더라도 희한하게도 회는 절대 흘리지 않는다고. 그렇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이 밀려온다고 털어놓는다.

이따금씩 이들이 장난스레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을 입에 댄 숟가락으로 퍼서 강 사장에게 먹이는 일이 있다. 고마움의 표시지만 당황스러운 일이다. 처음엔 어찌할 줄 몰랐던 그도 이제는 장애우들이 웃으면서 자신의 숟가락으로 떠주는 밥을 맛있게 받아먹는다.

비위가 좋아서라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강신우 화란조경 이력>

53년생 경남 함양 출생
77년 2월 영남대 원예학과 졸업
80년~83년 김천 문성중학교 농업교사
83년~ 현재까지 화란조경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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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 대구은행 221-04-000933-9, 농협 725086-51-052451, 국민은행 828801-01-179555 예금주 : 정토마을 안락원 T. 053-851-9800 (홈페이지 : http://www.jungto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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