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턴, 현대산업 최대주주로…"물렸다?"(상보)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 2010.07.15 15:43

일반투자 목적이지만 경영에 직간접적 영향 미칠 가능성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템플턴자산운용이 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로 올라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최대주주가 정몽규 대표(17.06%)에서 템플턴자산운용(17.43%)으로 변경됐다고 15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템플턴자산운용이 일반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장내 매매하면서 지분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고 정세영 회장 장남인 정몽규 회장이 99년 현대산업 회장이 된 뒤 최대주주가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정세영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셋째 동생이다.

템플턴의 최대주주 등극을 놓고 증권업계도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주가가 계속 하락하자 속칭 '물타기'를 통해 지분을 늘리다보니 최대주주까지 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002년 처음 5%를 보유하게 된 템플턴자산운용은 건설주 침체 속에서도 작년 11월 16.43%에서 지난 8일 17.43%로 보유 지분을 계속 늘렸다.

이날 현대산업 종가는 2만7100원으로 지난 2007년 10월 고점(10만8000원) 대비 4분의1 수준으로 하락했다.

실제 템플턴자산운용의 매입 단가도 꾸준히 하락했다. 금융감독원 지분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4월~2009년 5월 지분을 1.13%p 늘릴 당시 주당 5만~6만원대 매수했으나 작년 5월 이후 3개월간 1.04%p 추가 매입 때는 주당 4만~4만6000원에, 작년8월~10월에는 지분 1%p 확보 때는 주당 4만7000원~4만원에 샀다.

작년 10월부터 올 7월초까지 2%p를 늘릴 당시에는 매입단가가 4만원에서 3만5000원을 거쳐 2만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펀드 수익률로 봤을 때 좋은 성적이 아니다.


시장 관계자는 "세계 건설경기가 더이상 나빠질 게 없을 것이라는 확신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장기 성장성을 보고 저가 매수를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단순 투자목적이기는 하지만 최대주주가 된 이상 현대산업개발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선 성장성과 기업가치를 높여 주가를 올려야 하는 게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우선 주총 등에서 특정 이사 후보를 지지하는 방식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도 최대주주인 템플턴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해 최영 강원랜드 사장에게 정부의 카지노산업 규제 움직임을 우려하는 편지를 보낼 정도로 투자 대상기업의 경영에 의견을 내기로 유명하다.

전문가들은 템플턴이 현대산업개발의 지금 사업구조에 만족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을 주문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주택사업에 집중돼 있는 사업 구조가 현대산업의 약점"이라며 " 성장성높은 해외부문이나 발전플랜트 부분을 강화하라는 주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 2008년 사망한 존 템플턴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국내에도 진출해 있는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자회사 격이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으며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주로 투자하는 운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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