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심각한 아파트, 사용승인이 어떻게?

머니투데이 광주=박진수 기자 | 2010.07.14 14:56

[머니위크]광주 수완지구 H아파트 준공검사 논란

광주 수완지구의 한 아파트가 소방시설 및 우배수 이중관 등 미시공이 심각한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사용승인(준공검사)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아파트계약자협의회 대표들이 민원합의서를 부당하게 작성 제출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H아파트는 총672세대 분양아파트로 지난 2009년 3월 24일 사용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입주 후 하자점검 과정에서 관리동 소방배관이 미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전체 세대에 설치된 우배수 이중관이 분리 배출되도록 하는 자재와 설비시설이 시공돼 있지 않아 우수관으로 오수가 배출됐다.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배출돼 할 오수가 우수관을 통해 하천으로 여과 없이 흘러들어 오염시키고 있었다.

그런가하면 지하주차장 모든 배관이 일부구간까지만 시공된 채 미시공 된 상태였으며, 지하주차장 집수정 펌프 배관, 압력계, 각종 배관 미시공 등 많은 미시공과 하자가 발견됐다. 하자보수 추정 공사비가 16억6000만원이나 된다.

이 시기에는 시행사인 ㈜현진이 유동성 자금 경색으로 부도설이 나돌고 있어 제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실이 이런데도 사용승인이 나고 입주가 시작됐다.

또 사용승인 신청 과정에서 아파트계약자협의회가 민원합의서를 부당하게 작성해 승인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구청에 민원합의서를 제출한 날짜는 3월 19일인데 그 이후부터 실제 입주민들에게 합의서 동의를 받기 시작했다. 더욱이 사용승인을 위한 민원합의서에 동의한 세대들 다수는 이런 용도의 합의서인줄 모른 채 하자관련 동의인줄알고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200억 원가량으로 추정되는 지체보상금은 더 이상 요구할 수 없게 됐다.

아파트입주민 최 모 씨는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 나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며 “이지경인데도 사용승인이 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입주민 김 모 씨는 “현진이 입주예정일까지 완공이 거의 불가능해 계약서에 따라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할 판이었다”며 “계약서에는 3개월 이후 계약금액에 10% 지체보상금을 배상하기로 정해졌는데 이젠 물 건너 간데다 셀 수 없는 하자까지 떠안게 됐다”고 억울해 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아파트계약자협의회측은 “당시 정해진 입주예정일에 맞춰 이사 계획을 세웠고 이행되지 않을 때에는 오갈 데가 없는 실정인데다 아이들 학교문제까지 겹쳐 긴박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진측은 이런 세대에 대해서는 바로 옆 단지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해 주거나 그에 상응한 보상을 해줄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인허가 및 감독기관인 광산구청은 “아파트계약자협의회가 구성돼 합의서를 제출하면서 더 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사용승인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며 “정해진 법 테두리 안에서 고민하고 종합적인 판단을 한 결과 도저히 입주할 수 없는 실정은 아니라고 판단해 사용승인을 내줬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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