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묶인 제약사 영업…판관비 감소 뚜렷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10.07.13 12:07

정부 리베이트 규제강화 후폭풍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강화 효과로 상위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판관비는 영업활동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지표인 만큼 판관비 비중 감소는 제약사의 영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 녹십자,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매출 상위 5개 제약사의 지난 1분기 매출액 대비 판관비율은 33.3%였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판관비율 39.7%보다 6.4%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이들 5개 제약사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9640억원, 판관비는 3216억원이었다. 전년도에 비해 매출은 28.5%(2136억원) 늘었지만 판관비는 8%(239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들 제약사의 판관비중은 2008년 1분기 43%를 고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정부가 리베이트 단속을 강화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부터 하락률이 커지기 시작했다. 과거 40% 내외였던 판관비 비중은 지난해 3분기 37.9%, 4분기 36.1%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판관비에는 판매촉진비, 접대비와 함께 인건비, 광고선전비, 해외시장개척비, 경상연구개발비 등 기업활동에 필요한 모든 관리 비용이 포함돼 있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 시행에 따른 리베이트 규제 강화로 주요 제약사들의 영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기존 두 자릿수 외형 성장을 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그럼에도 제약사들이 영업이익부분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하는 것은 판관비와 원가 부담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 제약업종의 매출이 성장률보다 영업이익 성장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대형 제약사들은 이른바 '시범케이스'에 걸리지 않기 위해 소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복지부, 공정위, 국세청 등으로부터 전방위적인 리베이트 관련 단속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대형제약사 영업담당 임원은 "대부분 제약사들이 과거처럼 뺏고 뺏기는 영업이 어려운 만큼 현재 영역을 지키는 방어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며 "리베이트는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일부 중소형제약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면서도 "정책당국의 표적인 대형제약사들은 손발이 모두 묶인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 매출 상위 5개사 판관비율 추이
자료:HMC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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