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회장 취임식서 "경영효율성 극대화", 속뜻은?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7.13 11:30

KB금융은 '비만증 앓는 환자'···임직원 허리띠 졸라매야 할 때

13일 KB금융 회장에 취임한 어윤대 회장은 "국내 리딩 금융그룹의 위상을 회복하고 글로벌 금융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경영 효율성 극대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비용수익비율(Cost to Income Ratio)을 가장 중요한 경영지표로 삼고 생산성 향상에 나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어 회장은 "신상품과 서비스 개발, 영업력 제고를 통합 영업 수익의 향상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경영 효율 극대화를 위해 그룹 차원의 인재개발 등 무형자산에 대한 경쟁력 제고에도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리딩 뱅크로서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부실 증가, 금리 변동상, 규제 변화 등의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도 강화도 강조했다.

어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어 회장은 "은행은 소매금융에서 경쟁력을 재구축하고 수익창출력이 높은 신용카드 부문은 은행으로 분사시켜 그룹 사업구조 다각화의 전환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증권업은 향후 적절한 인수합병 기회를 노리면서 종합금융투자회사를 목표로 성장토록 지원하고 생명보험은 방카슈랑스 전문 보험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종합 보험사를 목표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금융 산업 전반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 산업은 경쟁이 심화되고 이익이 감소하는 구조적인 한계에 봉착해 있다"며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하며 체중관리를 해온 금융회사와 그렇지 못한 금융회사 간에 격차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KB금융그룹 대한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 회장은 "KB금융그룹의 실상은 안타깝게도 '비만증을 앓는 환자'의 모습"이라며 "경쟁사와 비교해 많은 인력에 고령, 고임금 구조로 허리가 휘고 있고 몇몇 특정 산업에 점증하는 위험들이 부실채권 증가로 연결되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질병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할 때 그에 맞는 치유책을 찾을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외과적 수술을 할 수도 있다"며 "임직원들이 머리를 싸매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비상한 노력에 나서야 할 때"라고 독려했다.

어 회장은 해외시장으로의 저변 확대도 강조했다. 어 회장은 "규모 면에서 세계적인 은행이 없다는 이유로 UAE 원전을 수주할 때 우리 은행들은 지급보증조차 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단의 조치 없이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의 비전을 어떻게 달성하겠냐"며 "KB금융이 커다란 책임감을 느끼며 각오를 새로이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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