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내가 골라 하는 재미, 있으세요?"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0.07.13 13:49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 사내 커리어마켓 도입후 만족도 상승

좋아하던 일도 일로 하면 재미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 그렇단다. 그런데 KT가 아닌 현대카드가 '다 그래'를 뒤집었다.

현대카드 홍보팀의 김재하 씨는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한 걸 묻는냐는 표정으로 '네'라고 답한다. 사원이라도 역시 홍보팀이기에 (솔직하기 보다) 반사적으로 긍정적인 답변만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

2005년 6월 김재하 씨(32)가 신입사원으로 첫 발을 내딛은 팀은 개인금융기획팀이었다. 희망하는 곳은 홍보팀이었지만 입사당시 홍보팀은 정원이 꽉 차 있었다.

하지만 김씨가 입사한지 정확히 2년 후인 2007년 7월 현대카드는 팀장급 미만 전 사원을 대상으로 ‘커리어마켓(Career Market)’이라는 인력시장을 도입했다. 커리어마켓이란 인력이 필요한 팀이 사내 공지를 통해 인력을 수급하고, 직원 개인들도 사내 ‘채용시장’에 본인을 ‘매물’로 내어놓는 시스템이다.

즉 다른 부서로 옮기고 싶은 직원들은 사내 온라인상에 구축한 커리어마켓에 등록해 자신을 마케팅할 수 있고, 각 부서장들은 이곳을 들여다보며 필요한 인재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반대로 인재가 필요한 부서 역시 커리어마켓을 통해 공모할 수 있다. 한 부서에 2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특히 ‘선(先)전출, 후(後)충원’의 원칙이 적용돼 직원이 옮기겠다고 손든 이상 부서장도 막을 수 없다.


김재하 씨도 이 제도의 수혜자가 됐다. 홍보팀에서 2008년에 사내공모를 한 것. 결국 김재하 씨는 2008년 6월, 원래 하고 싶어 했던 홍보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커리어 마켓’을 통해 부서를 옮긴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 직원은 300여 명.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 전체 인사 이동 중 80%에 이르는 비율이다.

커리어 마켓 도입으로 직원들의 인사시스템에 대한 만족도도 커지고 있다. 커리어마켓 시행 이전인 2007년 상반기에는 5점 만점에 3.15점이었으나 2008년말 3.39점, 2009년말 현재 3.43점으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시행 이전보다 9%정도 높아진 셈이다.

이 상승률은 커리어마켓을 통해 팀을 옮긴 직원 수의 비율과도 비슷해 주목된다.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의 정규직 총 직원 수는 3000명 정도. 커리어마켓을 통해 옮긴 직원수의 비율이 1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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