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회사 망가뜨리는 건 人事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07.12 14:34

[현장클릭]정치권 인사개입 논란 확산

금융계가 때 아닌 정치권 인사개입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는 금융 공기업은 물론 정부와 아무런 상관없는 민간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가 된 정치권 모 인사와 모임을 가졌다고 알려진 금융계 인사들은 이번 논란과 관련,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네요.

사실 지난 몇 년간 정치권과 공기업 인사들이 친교(?) 모임을 가졌다고 합니다. 포스코 등 이미 민영화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참석했다고 하네요. 금융 공기업 기관장들은 이 자리에서 각종 현안을 논의하고 경영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습니다.

가장 큰 수확은 영업이었다고 귀띔하는 금융계 인사도 있습니다.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는 영업환경에서 탄탄한 공기업은 훌륭한 거래처가 됐다고 하네요. 시중은행들과 치열하게 다투는 이들로서는 유익한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그렇지만 민감한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낍니다. 한 금융공기업 기관장은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지 다른 문제를 이야기하는 건 아니었다"며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KB금융그룹입니다. 회장 취임식을 하루 앞둔 KB금융은 곧 KB국민은행장을 뽑습니다. 이를 두고 각종 의혹의 눈초리가 쏠립니다. 실제 KB금융그룹 내부에서는 선진국민연대 쪽 인사가 일부 후보를 지원한다거나, 고대·TK(대구경북) 출신 권력 실세가 비영남권 인사를 지원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영포게이트진상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위원 10여 명은 12일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을 방문해 영일·포항 출신 공직자 모임인 영포회를 비롯 선진연대와 국민은행 간에 일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와 관련 최근 어윤대 회장 내정자는 "요즘 떠돌고 있는 소문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국민은행장은 능력 위주로 내부에서 발탁하되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 금융계는 인수합병(M&A)을 비롯해 각종 이슈로 어수선합니다. 여기에 최근 정치권 인사개입 의혹까지 말 그대로 심난한 상황입니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이러다 금융계 전체가 각종 의혹으로 헤어 나오지 못할 깊은 수렁에 빠지는 것 아니냐"며 "은행을 망가지게 하는 인사문제가 도지지 않게 주의해야겠지만, 근거 없는 의혹 남발은 은행권 전체를 힘들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이번 정치권 인사개입 논란과 관련해 밝혀지는 게 있다면 가차 없이 처리해야 합니다. 다만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번 논란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갈 길 바쁜 금융계가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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