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또 '관치논란' 휩싸이나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7.12 13:56

민주당 "모 부행장이 강정원 행장과 선진연대 연결" 의혹

KB국민은행이 또 한 번 관치논란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맥인 '선진국민연대'가 국민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은행은 혼돈스런 분위기다.

민주당 영포게이트진상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위원 10여 명은 12일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을 방문해 영일·포항 출신 공직자 모임인 영포회를 비롯 선진연대와 국민은행 간에 일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전 'KB한마음'(현 NS한마음)대표 사퇴압력설과 연관된 남경우 당시 인사담당 부행장과 노무팀장이었던 원 모씨를 면담할 계획이었으나 남 부행장의 갑작스런 입원으로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

강정원 행장을 대신해 참석한 최기의 국민은행 전략그룹 부행장은 "남 부행장과 원 팀장이 국회를 방문해 설명을 할 예정이었으나 남부행장이 입원을 하게 되는 등의 상황으로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제창 의원은 "주말 내내 통화가 안 되다가 어제 통화가 겨우 돼 12일 10시 30분에 국회로 오겠다던 당사자들이 이날 9시 15분에 변호사와 본부장을 통해 '정치적 공방에 휘말릴 우려가 있어 민주당 방문 조사에 응하지 못하겠다'며 말을 바꿨다"며 "당사자를 당장 소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영택 의원은 "국민은행은 지금 당사자가 입원을 했다는 등 계속해서 뭔가를 숨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를 모면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백원우 의원은 유선기 박사에게 경영고문료 형태로 매월 1000만 원을, 선진연대 후신 선진정책연구원 세미나 후원금으로 4000만 원을, 유 박사가 요청하는 음악회에 1000만 원을 지급한 내역이 있는지 등에 대해 13일까지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선숙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지 수일이 지났는데 국민은행은 아직도 자체조사 착수도 하지 않았느냐"며 "남 부행장 (권력이) 얼마나 세면 자체조사에 착수도 안 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부행장이 "현재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이전에 자체조사를 한 것은 없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국민은행은 하나의 성역인 것이냐"고 질타했다.

아울러 이날 국민은행 모 부행장이 지주사 회장 선임과 관련해 강 행장과 선진연대 측을 연결해줬다는 의혹이 새롭게 드러났다. 김재윤 의원은 "모 부행장이 선진연대를 국민은행에 끌어들였다는 말이 있는데 이에 대해 공식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 행장이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과 경합을 벌이던 당시 강 행장을 회장 자리에 앉히고 자신은 행장이 되기 위해 모 부행장이 직접 유선기 선진국민정책연구원 박사와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 등에게 연결해 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후 이 둘의 관계가 틀어졌고 강 행장이 자신을 퇴직시키려는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모 부행장은 유 박사 등을 통해 구명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이날 국민은행이 진상 규명에 협조 해 주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와 국정감사까지 요구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KB국민은행이 관치금융 논란 2라운드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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