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고 앞으로도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고 해 이자가 걱정"이라며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변동성이 적은 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로 전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지난 3월 한 시중은행에서 1억20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한모씨(41)는 요즘 후회를 많이 한다. 고정금리나 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 대신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대출을 선택해서다.
한 씨는 "금리가 가장 낮다는 은행 창구 직원의 권유에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대출을 골랐지만 금리인상기엔 잔액 기준 상품이 낫다고 하더라"며 "지금이라도 이자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찾아볼 요량"이라고 설명했다.
코픽스 금리는 잔액기준과 신규취급액기준 등 둘로 나뉜다. 잔액 기준을 월말 잔액기준 자금조달비용을 금리로 환산한 것으로 금리상승기 때 유리하다. 반면 신규취급 비용을 금리로 환산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금리하락기에 이익을 볼 수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 주초 우리은행의 CD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6~5.18%에서 3.92~5.24%로 0.06%포인트 오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 9일 CD금리가 전날보다 0.17%포인트 급등한 2.63%로 고시된 데 따른 것이다. 신한은행도 대출금리를 0.06%포인트 올려 4.52~5.52%를 적용한다.
4.56~6.06%를 적용하던 하나은행은 0.17%포인트 오른 4.73~6.23%로 대출금리를 인상한다. 매주 목요일 CD금리를 기준으로 금리를 조정하는 KB국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대출금리를 상향 조정한다.
CD에 비해 인상 속도나 변동성은 작을 것으로 보이지만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도 시차를 두고 오를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는 15일 이 달의 코픽스 금리가 고시되면 대출금리도 조정할 계획"이라며 "금리가 오르면 자금조달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어 코픽스 금리도 점차 위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대출 고객들의 이자부담이 당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CD 금리 상승 추이를 봐야 하겠지만 0.25% 기준금리 인상만으론 대출금리 상승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연내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금리가 더 올라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 서민·중산층 가계의 빚 부담이 지금보다도 훨씬 커진다. 한 시중은행 리스크 담당 임원은 "부동산 침체가 계속돼 거래가 실종되고 집값이 내려가고 있는데 금리가 오르면 가계 빚 부담이 증가하고 은행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 주택담보 대출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한 대출 비중이 큰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도록 은행이 상환 기간을 늘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기존의 CD 대출 고객이라면 금리나 중도상환 수수료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고정금리나 코픽스 대출로 전환을 고려해 볼 만하다"며 "이자가 크게 부담이 된다면 여유가 될 때 대출 원금을 미리 갚아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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