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오른 반포, 1억 빠진 잠실" 강남 전세'희비'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10.07.09 08:39

반포는 물건 부족 고공행진…잠실 재계약 포기물건 급증

입주 2년차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서초구 반포동 일대 전세시장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잠실은 전세 재계약 포기 물건이 급증하면서 전셋값이 수천만원씩 떨어지는 반면 반포는 물건이 부족해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월과 9월 각각 입주를 시작한 송파구 잠실 리센츠(총 5563가구)와 엘스(5678가구)의 전세계약 만기가 임박하면서 전세물건이 쌓이고 있다. 전세 물건이 늘면서 전셋값은 연초 대비 최고 1억원 가까이 빠졌다.

리센츠 109㎡(공급면적) 전셋값은 올초 4억6000만원에서 현재 4억원으로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높은 물건은 3억7000만원에도 구할 수 있다. 지난 5월부터 전세물건이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이달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입주 2년까지 2달여 남은 엘스의 경우 아직 리센츠보다 전세물건은 적지만 전셋값은 동반 하락세다. 올초 4억6000만∼4억7000만원을 호가했던 리센츠 109㎡ 전셋값 역시 4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잠실 전세시장이 휘청거리는 것은 2년전 1만가구 이상 아파트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싼 값에 전셋집을 얻었던 세입자들이 급등한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재계약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잠실동 S공인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입주 당시 2억원대 중반에 전세계약을 체결한 세입자들은 대부분 1억∼2억원을 추가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세금 차이가 워낙 커 어쩔 수 없이 재계약을 포기하는 세입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올 연말 입주 2년을 맞는 반포동 반포자이(3410가구)는 전세물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이 단지 전세물건은 주택형별로 1∼2개 뿐이다. 지난달에는 전세물건이 전무했다. 2년 전세 만기까지는 아직 5개월 정도 남았지만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다 계약만료 수개월전부터 전세물건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기 드문 사례다.

전셋값도 초강세다. 이 단지 116㎡ 전셋값은 현재 7억원선으로 올초보다 1억원 정도 올랐다. 165㎡ 전셋값은 10억∼11억원선이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대기수요가 워낙 많아 물건이 나오자마자 거래가 이뤄진다"며 "지금보다 전세물건이 늘어나더라도 실수요가 뒷받침되는 만큼 전셋값 변동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잠실과 반포 전세시장의 온도차가 큰 요인으로 공급량을 꼽는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수석부사장은 "입주시기는 비슷하지만 잠실의 2년차 아파트 전세시장 규모는 잠실이 압도적으로 크다"며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지면 가격 등락폭도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포의 입지가 잠실보다 우세하다는 평가도 있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 PB는 "반포는 강남·여의도·도심 출퇴근은 물론 주말 수도권 골프장 이동이 수월해 고액연봉의 전문직들이 선호한다"며 "강남 유일의 사립초등학교인 계성초교와 최근 자율형사립고로 선정된 세호고교가 가까운 것도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반포에 전셋집을 얻겠다는 고객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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