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車할부대출 '신통찮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0.07.07 17:39

자동차 할부금융 진입초기 고전… 車판매구조 탓 캐피탈사에 밀려

은행들이 앞다퉈 진출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금리 프리미엄을 앞세워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차 할부금융 시장의 터줏대감인 캐피탈사와 카드사 등에 밀려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지난 2월 중순 출시한 차 할부금융 상품 '신한에스모어마이카대출'은 지난 6일까지 모두 5029건, 793억원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업계에서 가장 먼저 상품을 내놓은 덕에 경쟁은행에 비해 성적이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기대엔 훨씬 못 미친다.

지난 4월 나란히 자동차 대출 상품을 출시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성적표는 더 초라하다. 우리은행의 '우리V오토론'과 하나은행의 '오토론 와이드'는 출시한 지 석 달이 다 돼가지만 판매 실적이 100억원 미만에 그치고 있다. 시중은행에 이어 관련 상품을 출시한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차 할부금융 분야는 연간 13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던 은행들은 올초 할부금융 시장 규모에 주목하고 관련 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대출 금리를 캐피탈사(10~12%)나 카드사(7~9%)보다 낮은 6%대까지 떨어뜨렸다. 저금리를 앞세워 전국적인 지점망을 활용하면 장사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의 고착된 판매구조로 영업이 쉽지 않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차를 사려는 고객들은 대리점에서 곧바로 캐피탈사와 연계돼 대출을 받는 사례가 많다. 고객 입장에선 금리가 다소 높아도 편의성 측면에서 캐피탈사의 할부금융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단 얘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에게 자동차 대출 상품을 소개하고 홍보하고 있지만 직접 지점을 방문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 탓에 영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그러나 아직 시장 진입 초기인만큼 점차 금리 경쟁력이 있는 자동차 대출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상품개발부 관계자는 "아직 신차 구입 고객들에게 덜 알려진 부분도 있어 시간이 좀 더 지나면 판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