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농업銀 IPO, '기대 이하' 전망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0.07.05 09:20

대형은행 주가, 동반 하락 '민폐'

중국 농업은행(ABC)의 기업공개(IPO)로 중국 증시 내 대형 은행주들의 주가 움직임이 불안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농업은행의 홍콩 증시 IPO 공모가는 5일 현재 공상은행(ICBC), 건설은행, 중국은행(BoC) 등 나머지 3대 은행 주식의 장부 가치를 평균 5.3% 밑돌고 있다. 농업은행이 공모가 범위를 최초 공개했던 지난달 24일 평균 10.5%에 달하던 나머지 대형 은행들과의 장부상 주가 격차가 7거래일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농업은행은 홍콩 증시 공모가 범위를 주당 2.88~3.48홍콩달러로 제시했다. 농업은행 IPO 주간사들은 농업은행 주식의 올해 장부 가치가 공모가의 1.55~1.79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ICBC, 건설은행, BoC 주식의 장부 가치는 블룸버그통신 자료를 기준으로 1.89배선이다.

가격 차이가 줄어든 것은 농업은행이 공모를 시작한 이후 불어난 물량 부담으로 대형 은행들의 주가가 하락을 거듭했기 때문.

이에따라 농업은행의 IPO가 4년 전 ICBC을 능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도 불투명해졌다. 2006년 10월 진행된 ICBC의 IPO에선 사상 최대인 219억달러의 자금이 모였다.


ICBC는 IPO 당시 밀려드는 공모 수요에 이른바 초과배정옵션(over allotment)을 사용했다. 이 옵션을 동원하지 않았을 경우, ICBC의 IPO 규모는 190억달러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

농업은행도 추가배정옵션을 갖고 있지만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옵션을 사용하면 농업은행의 IPO 규모는 최대 231억달러로 불어날 수 있다.

농업은행이 IPO 시점을 잘못 선택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ICBC, 건설은행, BoC 등이 포함된 홍콩 증시 내 중국기업지수는 지난 8일 연속 하락했다. 이는 최근 10년래 최장기 약세다.

지난 2일 BoC가 600억위안(89억달러) 규모 신주 발행 계획을 발표한 것도 농업은행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건설은행은 또 지난달 주주들로부터 최대 750억위안 규모 신주 발행에 대한 승인을 얻었다.

농업은행의 공모가는 오는 7일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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