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윈도드레싱=주가조작?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10.07.02 17:09

금감원 특별조사팀 '1년내내 종가급등' 적발... 과도한 윈도드레싱 '철퇴'

펀드매니저가 개인비리가 아닌 시세조종으로 검찰에 고발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번 사건은 금융감독원 조사1국의 작품이다. 시장감시팀과 기획조사를 전담하는 특별조사팀이 수개월간 공을 들였다.

시장감시팀은 올 연초 언론보도에 관심을 가졌다. 기관투자가들의 관행적인 '윈도드레싱'을 조명한 기사들이었다. 윈도드레싱은 기관투자가들이 연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착안해 운용사들의 매매행태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사건의 단초를 언론이 제공한 셈이다.

제한된 인원 탓에 펀드에 대한 전수조사는 불가능했다. 대상을 좁히기로 했다. 기관편입 비중이 높은 종목이 타깃이 됐다. 증권사 추천 종목 중 윈도드레싱 의심이 가는 종목도 마찬가지였다. 15개 종목을 무작위로 뽑아냈다. 12월 한 달 치 매매 데이터 분석이 이뤄졌다. 예상대로 다른 달에 비해 수익률이 높았다.

이 가운데 2개 종목에서 이상매매가 발견됐다. 마감 전 동시호가 때 주가 움직임이 비정상적이었다. 종가결정에 인위적 개입 흔적이 포착됐다. D자산운용사가 조사선상에 오른 것도 이 때쯤이다. 일단 매수 주문이 나온 증권사와 계좌 추적이 이뤄졌다. 주문을 넣은 단말기 모니터에 대한 IP 추적도 실시했다. 해당 증권사에 주문자들의 인적사항을 요구한 결과 D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2명이 걸려들었다.

이상매매를 포착한 금감원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시장감시팀의 조사 자료가 특별조사팀으로 이첩됐다. 금감원의 불공정거래 조사는 통상 거래소에서 이상매매 자료를 넘겨받아 이뤄진다. 특별조사팀은 다르다. 기획조사, 테마조사가 이뤄지는 곳이다. 검찰의 인지수사와 유사하다. 시장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올 3월 새로 꾸려진 곳이다.


특별조사팀은 조사범위를 더욱 확대했다. 그렇다고 검찰 고발된 2명의 매니저들이 운용하던 펀드를 다 뒤질 순 없었다. 이번에도 편입 종목 중 비중이 높은 12개를 무작위로 추출했다. 코스피 6개, 코스닥 6개 종목이었다. 설마 했는데 모든 종목에서 이상매매 흔적이 포착됐다. 결산일 직전 편입종목에 대한 윈도드레싱이 한두 번 일어난 수준이 아니었다. 종가를 올리는 행위가 1년 내내 반복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도한 윈도드레싱으로 명백한 잘못이라고 결론 내렸고, 증권선물위원회에서도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세조종으로 펀드매니저가 고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증권업계 종사자들의 불공정거래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시그널을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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