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외환銀 갈등, '현대건설' 화두로

더벨 문병선 기자 | 2010.07.02 11:03

외환은행 "재무약정 체결해도 현대건설 M&A 반대 안해"

더벨|이 기사는 06월30일(18:3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드디어 현대건설이 문제 해결의 초점으로 부각됐다.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여부를 두고 벌인 현대그룹과 외환은행의 갈등에서다. 그동안 현대건설 문제는 드러내놓고 거론하기엔 정치적 문제였고, 아니라고 감추기엔 너무나도 명백한 숨은 이유였다. 양측간 갈등의 불씨였던 현대건설 문제가 양측간 갈등을 풀어줄 새로운 실마리로 떠오르고 있다.

외환은행은 30일 4개은행(외환은행, 산업은행, 신한은행, 농협)으로 구성된 재무구조평가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M&A 참여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안건을 논의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날 회의가 끝난 후 통화에서 "현대 계열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다는 이유 만으로 입찰 참여 자격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외환은행도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M&A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이러한 결정은 앞으로 현대그룹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더라도 현대건설 인수와 연관된 조항에 대해서는 약정을 대폭 완화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건설 문제는 현대그룹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로 해석돼 왔다. 물론 수면 아래에서 거론돼 왔던 화두였다. 현대건설은 현대상선의 지분 7.22%(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룹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만한 지분이다. 현정은 회장측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율은 약 32%이고 현대중공업측 지분율은 27%다. 현대중공업측에 지분이 넘어가게 되면 그룹 경영권이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또 현대아산의 건설 부문을 키울 수 있는 알짜 회사로 거론됐다. 현대상선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시킬 수 있는 기제였다. 무엇보다 현대그룹의 적통성을 잇는 계열사가 바로 현대건설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래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현대건설 인수의지는 누구보다 강했다.


하지만 만일 현대그룹이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게 되면 현대건설 인수 계획은 거의 물거품이 된다.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자산 매각과 부채비율 개선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반대로 자산이 늘어나고 부채비율이 악화될 수 있어 채권단의 반대는 불 보듯 뻔한 시나리오였다.

채권단의 이번 결정은 현대그룹의 이러한 사정을 의사결정에 반영한 것이다. 이는 상당한 변화다. 재무구조평가 결과에 반발하는 기업에 당근을 제시하는 선례로 남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채권단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시한을 7월7일까지 한 차례 더 연장키로 했다. 시한 연장은 이번까지 모두 세번째다. 5월말이 최초 시한이었고 이 후 15일, 25일까지로 두번 연장된 바 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약정 체결이 목적"이라며 "어찌됐든 말미를 줘 그룹이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를 원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최선을 다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은 다시 현대그룹으로 넘어갔다. 현대그룹이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또 다시 거부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현대건설 M&A에 무리가 없다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더라도 문제가 없어 일단 긍정적인 검토가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문제는 있다.

그동안 현대그룹은 외환은행 등 채권단이 요구하는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이 업종 이해가 결여된 평가였다며 반발해 왔다. 재무구조 약정 체결로 대외 신인도가 하락할 경우 영업에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이유로 내세웠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할 경우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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