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시의회에 첫날부터 찍힌 오세훈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 2010.07.02 07:45

단체장 vs 의회

여소야대 지방자치는 갈등과 대립으로 시작됐다. 신임 단체장은 구 단체장 사업을 뒤엎고 의회는 단체장을 견제하는 형국이다. 교육감도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피해는 주민들이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물론 서로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간다면 한 차원 높은 지방자치를 뿌리 내릴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다.

오세훈(한나라당) 서울시장은 1일 오전 9시20분쯤 서울시청에서 최항도 경쟁력강화본부장(1급)에게 시의회 사무처장 임명장을 수여했다. 시의회 사무처장은 시의회 의장의 명을 받아 의회 사무를 총괄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는 자리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의 사무직원은 지방의회의 의장의 추천에 따라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91조)

오 시장은 이어 세종문화회관 취임식장으로 자리를 옮겨 “소통·통합·미래의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정책 초기 단계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저부터 달라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취임사는 곧바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시의회 운영위원장에 내정된 민주당 김명수(구로4) 의원은 “오 시장이 소통과 통합을 강조했는데 법과 관례까지 어겨가며 일방통행식 인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오 시장은 민선 4기 때 한나라당이 다수당이던 시절에 의회를 무시하던 행태를 그대로 반복한 것”이라며 “시의회도 안하무인 격으로 대하는데 시민들과 제대로 소통하고 통합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 취임식에 참석했던 민주당의원 30여 명은 사무처장 인사 수용 불가를 결의했다.

서울시 측은 난처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여소야대의 시의회가 출범한 마당에 시와 시의회를 연결할 첫 단추부터 잘 못 뀄다는 자책이 나왔다. 정효성 행정국장은 “시의회 의장 내정자인 허광태 의원을 지난달 30일 방문해 사무처장 인사 안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이에 대해 “‘알겠다’고 답했을 뿐 서둘지 말아달라는 말도 했다”고 말했다.


김문수(한나라당) 경기지사 역시 민주당이 지배하는 의회와의 충돌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3조원이 투입되는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사업)가 수도권 교통난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민주당 의원들이 저지 방침을 분명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의회 한나라당 대표의원을 맡은 정재영(56·성남8) 의원은 “만약 민주당이 김 지사의 올바른 사업에 대해서까지 발목을 잡으려 할 경우 적극적으로 방어하며 김 지사와 공조할 방침”이라며 날을 세웠다. 모두 1조3800억원이 투입돼 내년에 완공되는 한강정비사업도 의회가 저지를 공언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현재 30% 공정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6일 임시회를 열고 공식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간다.

중앙일보 정영진·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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