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상반기 결산]유럽에 끌려다닌 반년..닛케이 1000엔 빠져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0.06.30 15:57

中 긴축, 美 불투명한 회복세도 악재..상반기 마지막날 9500선 붕괴

올해 일본 증시는 만성적 디플레이션이라는 내부 한계 속에서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 움직임 등 외부 악재에 끌려 다니며 고단한 반년을 보냈다.

특히 외부 불안 요인에 변동성이 컸던 엔화 환율에 따라 증시도 등락을 거듭한 끝에 결국 일본 증시는 상반기 동안 닛케이지수가 1000엔 넘게 빠지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상반기 거래 마지막 날인 30일 닛케이지수는 연초 대비 11.04% 하락한 9382.64를 기록했다. 토픽스지수도 연초 대비 7.35% 하락한 840.88로 상반기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

◇하락장 단골 손님 '유럽 우려'=올해 상반기 일본 증시의 하락 요인은 단연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였다.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아 가뜩이나 불안한 일본 경제 역시 제대로 회복되지 못할 것이란 걱정이 끊이질 않았다.

올해 2월엔 그리스는 물론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소위 'GPS 3국'의 재정적자 및 국가채무 위기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증시가 곤두박질쳤다. 2월 초 이들 국가들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는 걷잡을 수 없이 급등했으며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주요 유로존 국가들의 CDS마저 오르자 전세계 증시가 요동쳤다.

일본 증시는 이 시기 닛케이지수가 500엔 가까이 하락하는 등 충격에 빠졌다. 2월5일 2.89% 하락한 닛케이지수는 다음 거래일인 8일 1만선을 내줬다. 또 연초 고점에서 무려 1000엔 이상 밀릴 정도로 유럽 문제는 일본 증시에 큰 악재였다.

곧바로 유럽연합(EU)이 그리스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일시적으로 우려가 완화되기도 했지만 반갑지 않은 유럽 소식은 다시 4월 말 들어 일본 증시를 찾아와 말썽을 일으켰다.

EU의 그리스 지원이 난항을 겪던 사이 국제신용평가사 S&P는 4월28일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다음날 일본 증시 닛케이지수는 2.57% 급락했다.

사흘간의 휴장으로 시간을 벌었지만 다시 5월6일 개장하자마자 3.3% 급락했을 정도로 유럽에 대한 우려는 뿌리 깊었다. 특히 유로화에 대한 신뢰가 줄어들면서 유로화 가치가 추락, 유럽 시장 수출에 의존하는 일본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5월17일엔 유럽 문제로 10주 저점까지 떨어졌다.


이후로도 6월 초 헝가리의 디폴트 해프닝에 닛케이지수는 7일 3.84% 급락, 9500선까지 위협을 받았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에 6월 중순께 1만선을 탈환하기도 했지만 결국 상반기 마지막 날엔 9500선까지 무너지고 말았다.

◇엔화 강세에 증시는 약세=일본 증시의 등락을 좌우하는 주요 소재 중 하나는 바로 엔화 환율이다. 수출이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엔화 가치 동향에 매우 민감한 탓이다.

연초 상승 출발했던 일본 증시는 며칠 지나지 않아 1월 말께 엔화 강세 영향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월29일엔 엔고 부담에 닛케이지수가 2.08% 하락했으며 토픽스지수는 1.4% 하락, 넉달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키도 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유로화 약세는 엔화 강세를 부추겨 증시를 괴롭히는 악재가 됐다. 때때로 달러가 약세를 나타낼 때도 엔화 강세에 따른 증시 약세 현상이 이어졌다. 또 연초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불개입 정책을 고수하면서 3월 중순까지는 강엔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대로 엔화 약세는 수출 기업들이 수혜를 입으며 증시에 호재가 됐다. 엔화 약세가 지속됐던 4월에는 수출주가 강세를 나타냈고 닛케이지수도 줄곧 1만1000선을 웃돌았다. 그러나 곧바로 엔화는 강세로 전환되면서 최근에는 엔/달러 환율이 다시 90엔 밑으로 떨어졌다.

◇中 긴축, 美 회복세도 변수=상반기 중국 경제의 긴축 전환 움직임도 일본 증시에 악재가 됐다. 일본으로선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경제가 계속 활기를 띄길 원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1월 중순 중국의 두차례 은행권 지급준비율 인상 조치 발표 때마다 닛케이지수는 1% 이상 하락했다. 또 중국에서 부동산 거래 규제 등 각종 긴축 정책 소식이 들릴 때마다 증시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울러 미국 경제의 확고하지 못한 회복세도 일본 증시를 어렵게 만든 요인다. 일본 증시는 미국 증시와 대체로 연동하는 현상을 보였으며 특히 경제 지표에 큰 영향을 받았다. 미국의 산업·소비·고용 등 각종 지표가 기대에 못미칠 때마다 일본 증시도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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