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표결, 찬성 '105'의 의미는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10.06.29 17:10

[세종시 수정안 부결 파장은]'살생부' 논란…친이-친박, '거역할 수 없는 질곡'

이변은 없었다. 29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온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표결 결과 '친이(친이명박)계 대(vs) 친박(친박근혜)계+야권'의 구도가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표결 결과 재석 275명, 찬성 105명, 반대 164명, 기권 6명, 불참 16명으로 나타났다. 친이 쪽은 전날 수정안의 본회의 상정에 서명한 의원 수가 66명으로 목표에 크게 못미쳐 불안했지만 찬성자를 100명 이상으로 높였다. 범친이계로 추산되는 120여명보다 적지만 일단 집안 문단속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낳았다.

친박계와 야당은 일제히 반대표를 던졌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이날 직접 나서 반대 연설을 함으로써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이날 표결 결과는 친이-친박 갈등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그리고 친이-친박이란 울타리가 얼마나 강력하고 배타적으로 작용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표결 결과가 두고두고 여러 용도로 쓰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일찌감치 "향후 총선에서 '살생부'로 작용할 것"이란 말이 오갔다. 몇몇 의원들은 자신이 속한 계파와 의견을 달리하면서도 실제 투표에선 주저하지 않고 계파를 따랐다. 전날 서명에 동참하지 않은 친이직계인 김영우 김용태 의원 등도 찬성표를 던졌다.

또 이날 표결 결과는 한나라당이 친이-친박이란 질곡에 갇혀 당분간 쉽게 헤쳐나오지 못할 것임을 예고했다. 찬성과 반대를 극명하게 재확인한 두 계파는 향후 협상을 위한 접점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표결에 앞서 내부 단속에 철저히 나섰던 두 계파는 더욱 더 내부 속으로 웅크리며 '불통정치'에 빠지기 쉽다는 게 정치권 관측이다.

한편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살생부' 등 외압을 받아 이번 표결에서는 소속 계파를 따랐지만 향후 계파 탈퇴현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 본회의 상정 과정을 두고 나타난 친이계 반발에서 이미 조짐이 나타났다는 관측이다. 나아가 세종시 표결이 결국 친이-친박간 갈등구조에 새로운 이합집산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번 표결에서 범친이계로 분류되는 권영진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반면 친박계인 진영 의원은 찬성표를 행사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