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공익 두토끼 잡는 저축銀 '투트랙경영'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06.29 09:49

다자녀에게 예금 가산금리 부여 등

저축은행 업계를 향한 시선이 따갑다. 저축은행들이 그동안 과도하게 고수익·고위험 투자에 뛰어들어 자산부실화를 초래했고, 이는 결국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으로 이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은행 업계는 그러나 업계 전체를 향한 이 같은 날선 비판이 서운하기만 하다. 상당수 저축은행들은 다양한 서민금융 및 사회공헌 상품을 내놓으며 서민 금융기관 본연에 역할에 충실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형저축은행들은 커진 덩치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과 기부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왔다. 소규모 사금융 기관이었던 상호신용금고 시절을 거쳐 수조원 대 자산을 지닌 대형금융기관으로 성장한 만큼 공익(公益)과 사익(社益)을 동시에 추구하는 균형감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공익적 성격의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하며,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수익도 올리는 창의성을 발휘하기도 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이 내놓은 '별둘별셋 정기예금'과 '아기사랑 정기 예·적금'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상품은 고령화·저출산이라는 사회적 이슈에 착안, 금융기관의 사회적 역할과 회사의 이윤추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들 상품은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에 부합해 다자녀를 둔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인천 소재 에이스저축은행의 '행복나눔 정기적금'도 눈길을 끈다. 이 상품은 적금 불입액의 0.1%를 결식아동을 돕는 데 사용한다. 마음은 있지만 막상 성금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적금액의 일부를 기부용도로 사용해 고객들에게 재테크와 기부의 기쁨을 동시에 맛보게 한 상품이다.

이 외에도 모아저축은행이 인천모금회와 손잡고 출시한 '모아그린예금',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내놓은 '내가 그린(Green) 세상 정기적금'과 '깨끗한 세상 정기적금'은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에 발맞춘 친환경 금융상품이다. 이들 상품은 공해가 적은 경,소형차를 소유한 고객, 승용차 요일제 참여 고객들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친환경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소외된 이웃들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105개 저축은행들은 매년 겨울마다 함께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각 저축은행 경영진과 직원들이 함께 모여 수만 포기의 김장김치를 담구고, 이를 전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등 형편이 어려운 가정 4000여 세대에 전달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을 협회 격인 저축은행중앙회도 어느 금융협회 못지않은 왕성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앙회가 먼저 나서야 회원 저축은행들이 자발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해 8월 주용식 회장 취임 이후 저축은행중앙회의 사회공헌활동 범위가 보다 확대되고 지원 규모도 크게 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초 아이티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어느 금융협회보다도 발 빠르게 구호성금 4400만원을 회원사들로부터 모금해 대한적십자협회에 전달했다. 다른 금융협회에 비해 회원사 수는 방대하지만 구호활동에 있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린 점이 높게 평가됐다.

또한 올 3월에는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 능인종합사회복지관과 공동으로 구룡마을 내 무허가 거주 판자촌 150가구에 쌀 10kg 150포, 식료품 선물세트 150개 등 11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하고 도배 및 환경정화 작업도 펼쳤다. 마을 어르신들에게는 점심으로 떡국을 제공, 사람냄새 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 외에도 중앙회는 올해 초 저소득가정 아동 신학기 교복구입비를 지원하고, 지난달에는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노동리에서 고추심기와 모내기 등 농촌의 바쁜 일손을 돕는 등 사회공헌활동의 범위를 다변화시키고 있다. 중앙회는 올 하반기 회원 저축은행들과 공동으로 소외된 이웃을 찾는 공헌활동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그동안 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며 저축은행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적 소임을 다하는 금융기관의 모습을 꾸준히 보여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경제여건 어려워 저축은행들도 각종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사회공헌활동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아울러 저축은행 정체성을 살린 창의적 금융상품을 출시, 서민금융에 일조하면서도 회사도 성장하는 전략을 추구하는 저축은행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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