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박' 노렸던 SBS 겨우 '본전'?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10.06.28 15:03

광고매출 700억원 안팎.. 부가수익 포함해도 투자비 1100억 겨우 맞출듯

SBS의 남아공월드컵 중계 수익이 '본전 장사'에 그칠 전망이다. 증권가 등에서는 110억~180억원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광고 매출이 예상보다 적어 영상재판매 등의 부가수익을 합해도 1100억원 비용 이상을 벌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28일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와 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SBS가 월드컵 단독중계를 위해 쓴 비용은 1100억원 수준으로, 중계권료 750억원과 제작비 100억원, 광고대행수수료, 방송발전기금 등 부가비용으로 200억원이 들었다. 여기에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로 국제축구연맹(FIFA)에 중계권료 65억원을 추가로 지불하게 됐다.

그러나 SBS가 월드컵 단독중계로 벌어들인 액수는 투자액 1100억원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BS의 월드컵 중계 수익원은 광고매출을 비롯해 협찬수익, 중계권 재판매 수익 등이다.

이 가운데 광고매출은 7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16강 진출 이전에 거둬들인 광고매출액이 650억원이고 16강에 진출하면서 추가로 50억원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8강 진출을 위해 맞붙은 '한국대 우루과이' 경기에 대한 광고는 완전 판매되지 않았고, 기존에 다른 광고를 계약한 업체들이 한국 16강전으로 광고를 돌리면서 16강 진출에 따른 수익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코바코 관계자는 "한국과 우루과이의 16강전 광고가 완전판매가 되지 않았고 기존 광고 판매 조정 등으로 전체 광고매출이 한국대표팀의 16강전 진출 이전에 추정한 650억원의 광고매출보다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당 역대 최고 광고단가를 기록하는 등 '대박'을 기대했던 SBS로선 아쉬운 성적표다. 한국-우루과이전의 광고단가는 15초당 9200만원선으로 역대 최대 단가를 기록했다. 한일월드컵 당시 같은 분량의 광고단가가 6000만원선이었다. 한국-아르헨티나전, 한국-그리스전 등 한국예선 경기 전후에 방영된 광고단가 역시 9200만원이었고, 새벽시간에 방영된 한국-나이지리아전은 8000만원선이었다.


여기에 협찬수익과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인터넷 포털, 극장 등에 판매한 중계권료 수익까지 합치면 SBS의 월드컵 관련 매출은 1000~11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부가판매 금액을 300억~4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SBS가 이번 월드컵 중계로 큰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초 SBS는 광고매출에서만 1000억원 이상을 기대했다. SBS는 코바코 측에 1300억원의 광고 배정을 요구했지만, 코바코는 1000억원 수준으로 배정했고, 이 가운데 70% 정도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월드컵 중계방송으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잇달아 결방시킨 것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SBS는 '단독중계'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중계권료를 밑도는 142억원의 광고매출을 거두는데 그쳤다. 단독중계에 따른 비용 출혈이 너무 컸던 탓이다. '단독중계'를 강행했던 이번 남아공 월드컵의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방송광고 시장을 '싹쓸이'하며 수익확대에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값비싼 중계료를 겨우 충당하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월드컵 '단독중계'로 인해 불거진 사회적 갈등까지 감안하면 SBS는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독중계' 강행으로 타 방송사와 갈등을 빚은데 이어, 지역민영방송사와는 월드컵광고 배분 문제로 또다른 갈등을 일으켰다. 시민들의 길거리응원에도 공공시청권료(PV)를 받겠다고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꼬리를 내렸다는 점도 기업 이미지의 오점으로 남았다.

이에 따라 2016년까지 열리는 월드컵과 올림픽 6경기 모두 '싹쓸이 중계'를 노렸던 SBS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목표대로 '16강 진출'을 달성했지만, 월드컵 '단독중계'를 했던 SBS는 앞으로 KBS와 MBC와 법정다툼을 벌여야 한다. 또, 조만간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정명령을 위반한 SBS에 대해 징계절차를 밟을 예정이어서, 이 역시 SBS로선 적지않은 부담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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