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계 SBS, '월드컵 대박'은 없었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10.06.28 11:04

한국대표팀 16강 선전, SBS는 추가 중계권료 부담으로 재미 못봐

월드컵 단독 중계를 강행한 SBS는 과연 월드컵 '대박'을 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적자는 면했지만 그다지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한국 대표팀이 16강 진출로 선전했지만 SBS가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계약에 따라 추가 중계료를 내면서 이익이 상쇄 된 것.

여기에 독점 중계로 인한 과징금 부담, 한국 전 외 경기의 저조한 시청률, 독점 중계 강행에 따른 이미지 실추 등을 고려하면 독점 중계가 '득'보다는 '실'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월드컵 기간 동안 기관 투자가가 SBS 주식을 순매도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박'은 없었다=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단독 중계로 SBS는 최소 110억원에서 180억원의 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던 셈이다.

먼저 신영증권은 110억원으로 전망했다. 월드컵 중계권료 750억원, 과징금 35억원, 각종 제작비 등을 포함한 총 비용을 1086억원으로 계산했다. 광고 판매율은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방송 3사 평균(81.5%)을 적용했다.

한화증권은 이익 규모를 약 18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당초 16강 진출에 따라 추가 이익이 122억원이 있을 것으로 봤지만 SBS가 FIFA에 중계권료를 추가로(65억원)로 지불함에 따라 관련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국 대표팀이 16강 진출로 선전했지만 SBS는 중계권료를 더 얹어주면서 비용 부담만 가중 된 것. 더구나 그리스전, 아르헨티나전, 나이지리아전의 경우 광고가 완판됐지만 우루과이전은 광고 판매율이 저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한 애널리스트는 "32강전까지는 예고된 경기라서 광고 완판이 가능했지만 16강전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광고 판매율이 낮은 것"이라면서 "결국 월드컵 방송이 '대박'이라고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장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전을 제외한 다른 경기의 경우 시청률이 KBS와 MBC 보다 낮다"면서 "월드컵 독점 중계를 하지 않았을 경우 얻을 수 있는 광고 수입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인 흑자폭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득'보다는 '실'=결과적으로 SBS가 흑자 방송을 냈지만 '잃는 것' 역시 적잖다는 얘기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SBS가 월드컵 이익으로 2분기에 실적이 좋더라도 3분기에는 기대보다 좋지 못할 수 있다"면서 "기업들이 2분기에 광고비용을 많이 지출하면 3분기에는 줄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징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증권업계는 과징금을 약 35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SBS는 동/하계 올림픽(2016년까지), 월드컵(2014년까지)까지 단독 중계권을 갖고 있어 향후에도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단독 중계 강행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실추도 마이너스 요인. KBS, MBC 등 경쟁사들과 소송전이 벌어진데다 시내 전광판 중계방송 시 중계권료를 내라는 규정 등으로 시청자들과 네티즌에 빈축을 샀다.

이 때문에 월드컵 기간 동안 기관투자가들은 SBS를 순매도 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 이후 적자를 냈고, 월드컵도 소폭의 이익이 기대되면서 기관들의 실망 매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민영미디어랩 도입, KBS 수신료 부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10시 50분 현재 SBSSBS미디어홀딩스 주가는 각각 2.78%, 7.89%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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