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 명단이 공개됐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채권단 대표인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이날 결과를 발표하면서 "원할한 구조조정과 영업활동 위축 방지를 위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발표하지 않는다고 협의했다"고 말했다.
작년 구조조정 대상 기업 명단이 발표된 이후, 해당 기업이 자금난을 호소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한 것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구조조정 대상 발표가 임박하자 시장에서는 각종 '명단'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명단'에 이름이 오른 건설사들은 "시장 우려 때문에 영업이 힘들 정도"라고 토로할 정도였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제 발표가 있기 전부터 건설사들의 부담이 생기고 있는데, 명단을 공개한다면 이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대부분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쏠렸다. 명단을 발표하지 않아, 각종 추측이 시장에 떠돌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 이 행장은 "명단 발표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다"면서 "채권은행들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한 채권은행 행장은 "각 은행들의 의견이 달랐지만, 결국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시 등을 통해 결국 구조조정 대상 기업 명단이 알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채권단과 당국이 손에 피를 묻히지 않기 위해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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