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공식 후원은행?" 월드컵 마케팅 신경전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10.06.24 16:43

외환 KB국민 하나은행 등 월드컵 16강 진출 후 신경전?

# 이승기와 김연아가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고, 국가대표 수비수인 이영표가 동료를 껴안는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최근 TV광고의 주인공은 '축구'다. 신한은행의 지주사인 신한지주 TV광고에서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나와 축구를 한다.

# 국가대표 축구팀이 승리를 할 때마다 예금 금리를 더 주고 환전고객을 대상으로 축구공을 준다. 은행 지점에는 붉은 티셔츠를 입은 직원이 고객을 맞이한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은행들의 '월드컵 마케팅'도 한껏 뜨거워지고 있다. 서로 "우리 은행을 이용하는 게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지름길"이라고 외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 은행 가운데 남아공 월드컵 공식후원사는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월드컵 마케팅을 두고 은행끼리의 신경전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남아공 월드컵 공식후원사인 비자카드와 협약을 체결하고 월드컵 서브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비자카드가 한국 내 스폰서 관련 권리를 외환은행에 재매각한 것이다. 외환은행은 이 협약에 따라 국내에서 제한적으로 남아공 월드컵 스폰서 관련 권리를 활용할 수 있는데, 금융권에서는 매입금액을 6억~8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다른 은행에서는 "공식후원사라고 자칭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마케팅용으로 거액을 비자카드에 내고 일부 권리만 사오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월드컵 유치나 한국 축구 발전에 관심을 두지 않다가, 월드컵 기간에만 마케팅에 이용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의 지주사 KB금융지주 광고도 같은 맥락에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KB금융은 이승기와 김연아를 모델로 한 TV광고에 국가대표 경기장면을 삽입했다. 그런데 이 장면들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 국민은행 TV 광고 중 한 장면
국가대표 선수의 초상권을 활용한 광고는 문제가 있다는 게 축구협회의 시각이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반짝 월드컵 마케팅을 기대하며 무리한 광고를 만든 부작용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하나은행은 월드컵 후원 대신 국가대표팀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998년부터 축구 국가대표팀을 후원했다. 또 2022 월드컵 유치위원회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이밖에 남아공에 축구장을 지어 기증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월드컵 마케팅과 이를 둘러싼 신경전 자체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월드컵을 일회성 이벤트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차라리 지속적으로 한국 축구에 관심을 쏟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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