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전례 없다고? 주채권銀 변경사례 많아"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10.06.24 11:30

현대그룹, 외환은행의 주채권은행 변경 동의 거절에 대한 입장 발표

현대그룹이 외환은행의 주채권은행 변경 거부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현대그룹은 외환은행이 "전례가 없다"며 주채권은행 변경을 거부하자 "전례가 많다"며 해당 사례를 공개했다.

현대그룹은 외환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면서 주채권은행을 변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그룹은 22일 '외환은행의 주채권은행 변경 동의 거절에 대한 현대그룹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주채권은행 제도가 생긴 이래 여신규모의 다과를 이유로 주채권은행을 변경한 사례는 없다"는 외환은행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SK그룹이 제일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주채권은행을 바꾼 사례가 있다. 또 롯데는 한빛은행에서 조흥은행으로, 동부와 동국제강그룹은 서울은행에서 산업은행으로 각각 변경했다.

2004년에도 한진그룹과 동양그룹이 우리은행에서 산업은행으로 주채권은행을 교체했으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조흥은행에서 산업은행으로 변경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당시 주채권은행 변경은 해당기업들의 요구도 있었지만, 금융당국도 필요성을 인정해 채권은행들과 협의해 급속도로 진행됐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

특히 지난 2003년 LG카드 사태 때, 당시 금융감독원의 적극적 개입으로 주채권은행이 외국계인 제일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변경됐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의 경우에도 외국계인 외환은행이 무책임하게 기업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주거래 은행으로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는 이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이 부당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현대는 △재무구조 평가 과정에서 외환은행이 업황 전망 등 비재무적 항목에 대해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 점 △현대그룹에 대한 외환은행의 여신 규모가 1600억원 수준이고 여신을 전액 상환할 예정이라는 점 △매각 절차 중인 외환은행이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는 점 △재무약정 체결이 기밀 유지가 되지 못했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해운업의 실적이 급속히 개선되면서 현대상선은 올 2분기에 역대 최고 실적연도인 2008년 수준에 버금가는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외환은행이 주채권은행 변경 동의요청을 조속히 받아들이기를 다시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오는 25일까지도 현대그룹이 약정 체결을 거부하면 다음 달부터 여신 회수 및 신규 여신 중단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18일 채권단으로부터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 대상에 오르자 주채권은행을 바꾸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난 7일 외환은행에 공문을 보내는 등 현대그룹은 주채권은행 변경에 동의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외환은행은 "주채권은행 제도가 생긴 이래 여신 규모가 적다는 이유로 변경한 사례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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