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건설 구조조정, 우리銀 MOU에 '불똥'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0.06.24 08:37

대손충당금 급증 MOU 달성 빨간불...예보에 목표치 완화 요청 검토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맺고 있는 우리은행의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건설사를 비롯한 고강도 기업 구조조정이 예상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대손비용 관련 MOU 재무지표에 대한 목표 달성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여 우리은행의 고민이 깊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분기 결산을 앞두고 예보에 대손비용 관련 MOU 재무지표 목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적자금 투입 금융회사인 우리금융 지주사와 계열은행(우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들은 최대주주인 예보와 협의해 2년 주기로 재무목표를 부여받은 뒤 분기별로 이행 상황을 점검받는다. 은행 계열사의 점검 대상 재무항목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순고정이하여신비율 △ROA △1인당 조정영업이익 △판매관리비용율 등 5개다. 지주사인 우리금융은 여기에 지주회사경비율 항목이 추가된다.

우리은행은 이 중 올 2분기 순고정이하여신비율과 ROA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기업 구조조정이 예년이나 당초 예상에 비해 훨씬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은행들은 현재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과 시공능력 상위 300위권 건설사에 대한 상시신용위험평가를 마무리한 상태다. 신용평가 결과를 토대로 구조조정(C등급)이나 법정관리(D등급)가 불가피한 기업을 오는 25일 공식 발표한다. 올해 구조조정은 어느 때보다 고강도로 전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제는 구조조정 강도가 세지면서 은행에 쌓아둬야 하는 대손충당금이 예상보다 크게 불어났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부 당국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구조조정이 강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여 2분기에 쌓아야 할 대손비용이 급증할 전망"이라며 "MOU 목표가 부여된 작년 초엔 예상하지 못 했던 특수한 상황이 발생해 일부 MOU 재무지표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MOU는 반드시 맞춰야 하지만 대손충당금의 경우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조정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 더욱 곤혹스럽다"며 "편법으로 비이자수익을 늘릴 수도 없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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