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현대그룹, 재무약정 체결 또 연장?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06.23 07:44

[현장클릭]양측 실마리 찾지 못해 추가협상 불가피..."결국 한진그룹처럼..."

외환은행은 골치가 아픕니다. 이번엔 뭔가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아섭니다. 다른 기업들 눈치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여기저기서 형평성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난도 들리죠. 주채권은행으로서 위신이 서지 않는 요즘입니다.

현대그룹은 현대그룹대로 억울하다는 표정입니다.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 은행들이 매를 때리겠다고 덤벼들기 때문이죠. 채권은행들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을 벼르고 있습니다. 현대그룹은 주채권은행을 바꿨으면 바꿨지 약정체결은 못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외환은행을 비롯해 채권은행들이 현대그룹 재무약정 체결 시한을 25일로 못 박았지만 양측에 변화의 조짐이 없습니다. 양 측은 현재 물밑 접촉을 하며 접점을 찾고 있지만 여전히 첨예한 대립 양상입니다.

채권단은 25일이 돼서도 현대의 입장이 바뀌지 않으면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기존 여신 회수를 비롯해 신규 여신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 측에서 아직까지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약정을 체결해야 이번 문제가 해결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채권단 일각에선 이번 문제가 해결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입니다. 채권단이 25일로 최후통첩을 했지만, 마감 시한은 연장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현대그룹이 마감 시한을 넘기면 채권단은 곧바로 채권단 협의회를 개최할 것으로 보입니다. 14개 은행들이 모여 채권단 준칙에 따라 처리할 것인지 논의하게 됩니다.

결국 외환은행이 추가 논의를 통해 현대그룹을 끌어들일 방안을 내놓은 다음, 현대그룹이 이를 받아들일 지 논의를 하는 등 이번 문제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로 넘어간다는 분위기입니다. 업계에서는 약정에 포함되는 내용이 현대 측에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채권단 관계자는 "외환은행이나 현대나 모두 내부회의를 거듭하면서 수 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한진그룹처럼 논의를 거듭하면서 결국 약정체결로 귀결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산업은행과 재무약정 체결에 반발, 2개월여를 버텼지만 결국 약정을 체결했죠.

현대그룹은 변한 게 없습니다. 여전히 주채권은행 변경이란 강수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현대는 외환은행과 대출금 1600억 원을 비롯해 모든 거래를 청산하고, 산업은행과 같은 부채권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변경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시 평가를 받아 재무약정 체결을 피하겠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없습니다. 현대그룹이 주채권은행을 바꾸려면 외환은행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또 다른 채권은행들과도 협의를 해야 하는데, 은행들은 외환은행과 뜻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을 변경해 새로운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다시 받겠다는 것에 변화가 없다"며 "해운업 시황이 살아나고 있는 덕에 유동성이 좋아지고 있는데 채권단이 여신을 회수한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7555억 원, 영업이익 116억 원이라는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2008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현대그룹의 '운명의 그날'이 하루하루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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