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올라간 동아제약, 쳐다보는 한미약품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10.06.21 14:44

최대주주 지분 30% 상회…동아제약 경영권 안정 평가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을 비롯한 특별관계자의 지분이 30%를 넘어섰다. 다국적제약사 GSK와 일본의 오츠카제약이 현 경영진의 우군으로 나선데 따른 것이다. 우호지분을 포함해 동아제약 지분 13%이상을 보유하며 '잠재적 경영권 위협자'로 평가 받은 한미약품은 그 지위를 박탈당했다는 평가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현재 강신호 회장과 특별관계자의 총 주식보유 비율은 32.1%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초에는 강 회장과 특별관계인의 지분은 13% 정도였다.

강 회장의 특별관계자의 지분이 늘어난 것은 최근 다국적제약사 GSK가 기존 동아제약에서 발행한 7980만달러 규모의 교환사채(EB) 중 6400만달러 어치의 EB를 인수한데 따른 것이다. 이 교환사채를 주식으로 교환할 경우 63만3674주, 지분율 5.6%를 확보하게 된다.

GSK는 지난달 11일 동아제약에 1200억원 규모에 투자하기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GSK는 지난달 484억원 규모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동아제약 지분 4.2%를 확보했고, 이번에 인수한 EB를 포함한 총 지분율은 9.76%가 됐다.

강신호 회장은 GSK와 의결권 공동행사약정에 GSK의 보유지분 중 36만8000주(3.25%)에 대한 콜옵션을 받았다. 강 회장이 콜옵션을 행사해 GSK 보유지분 중 일부를 살 경우 강 회장 개인의 지분은 5.3%에서 8.26%로 높아질 수 있다.

동아제약은 이밖에도 지난해 일본 오츠카제약과 포괄적 업무제휴를 맺으면서, 오츠카제약과 강 회장은 특수관계인으로 묶였다. 강신호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오츠카제약이 보유한 지분 7.8%의 의결권을 확보한 셈이다. 강정석 대표이사도 최근 동아제약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 강정석 대표는 최근 2만주를 장내에서 매입했다.


이에따라 경쟁사 한미약품을 통한 경영권 위협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현재 우호지분인 한양정밀 보유지분을 포함해 동아제약의 지분 13%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동아제약 경영진과 한미약품의 지분율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1일 동아제약은 1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BW 중 워런트는 내년 5월12일부터 전체 BW 발행금액의 100%까지 행사가 가능하다. 현재가를 기준으로 80만주 가량의 신주가 발행될 수 있다. 이 워런트를 동아제약과 GSK가 나눠가질 경우 동아제약 특수관계인의 보유 비중은 36%대로 상승한다. 반면 이 경우 7%정도의 주가희석효과가 나타나고, 한미약품과 한양정밀의 총 지분율은 11%대로 낮아진다.

한미약품 측은 이와 관련 "동종업체인 동아제약의 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보유 중인 동아제약 주식을 처분할 계획이 없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자신의 지분율을 줄어들고 동아제약 경영진의 지분율은 늘어난 것을 눈 뜨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동아제약 지분 보유를 단순한 재무투자라고 말하지만 속이 쓰릴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동아제약 경영권을 노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지분을 보유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한미약품이 적절한 시기에 동아제약 지분 매도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