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인의 장막’에 눈·귀 막혔다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 2010.06.19 17:33

정부 소식통 확인

북한의 후계 구축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김정일(68) 국방위원장의 권력 장악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정부 소식통이 18일 밝혔다. 특히 경제 실상에 대한 허위 보고가 잦아져 김정일이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소식통은 “2008년 여름 뇌졸중으로 쓰러져 후유증이 여전한 김정일의 건강과 심기를 보호한다는 구실로 권력층이 입맛에 맞는 내용만 선별 보고하고 있다”며 “후계자에 내정된 김정은(27)이 그가 장악한 군과 보위부 등 공안 기관의 보고를 먼저 받은 후 김정일에게 올릴 내용을 지정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측근으로부터 이런 문제점을 보고받은 김정일은 최근 보고체계를 서기실(비서실)로 일원화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이 최근 경제 성과를 강조하자 문책을 우려한 일선 간부들이 생산 실적을 과장하고 있다. 3월 초 김정일이 직접 군중대회에 참석해 생산을 독려한 함흥 2·8비날론연합기업소는 준공식을 전후해 보름 정도 가동되다 현재 조업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1월 말 김정일의 평양밀가루공장 방문 때는 시찰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져 준비된 재료가 바닥나자 간부들이 몰래 완제품을 다시 생산라인에 투입한 일도 벌어졌다. 또 지난해 10월 김정일이 평북도 닭공장을 방문했을 때는 평북도당 지시에 따라 주변지역 닭을 모두 모아 닭장에 채워 넣고 주민들에게 닭고기를 정상 공급하는 것처럼 김정일을 속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삼일포특산물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선 김정일이 ‘도별로 특산물 공장을 건설하라’고 지시하자 이미 건설된 공장의 설비를 뜯어내 특산물 공장을 설립하는 일도 있었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노동신문이 김정일의 경제현장 방문 사진을 무더기로 게재하며 경제 성과를 선전하고 있으나 실상은 크게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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