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KB국민은행장의 조건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10.06.17 14:22
KB금융 회장에 내정된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 비공식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시내 모처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17일부터 지주사는 물론 각 계열사 업무보고를 받고 있습니다. 취임일인 다음 달 13일까지 최대한 그룹 현안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 내정자에 대한 시장의 첫 평가는 인사가 될 게 분명합니다. 지주사 사장과 국민은행장 얘깁니다. 어 내정자는 이미 "가능하면 내부에서 오면 좋겠다"며 염두에 둔 후보군이 있음을 내비췄습니다. 벌써부터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 얘기가 떠돌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KB금융의 경우 회장보다 오히려 행장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은행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탓입니다. 그럼 국민은행장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요.

무엇보다 뱅커 출신이면서 실무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금융을 잘 모른다'는 지적에 대해 어 내정자는 "30년간 금융권에 있던 사람에게 경험, 경험한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회장이 뱅커 출신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사장도 마찬가지 일거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뚝심도 있어야 합니다. 국민은행은 효율성과 생산성이 신한은행에 비해 현저히 떨어집니다. 비대한 조직의 살을 뺄 필요가 있습니다. 강성 노조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합니다. 반발을 이겨내고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치적이지 않아야 합니다. 어 내정자는 대통령 측근입니다. 부담스럽겠지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의 행보를 우려하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뭘 해도 정치적 해석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행장은 자기생색 안내고 묵묵히 은행을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밖으로 돌면 안됩니다. 그 순간 은행은 망가집니다.

뱅커 출신이면서 실무에 뛰어나 회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인물. 뚝심도 있고 정치색이 덜한 인물. 이런 행장이 필요합니다. 가뜩이나 옛 국민과 주택은행의 화학적 결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곳이 국민은행입니다. 거기에 합병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두 은행 출신들을 제대로 포용하고 절충할 수 있는 행장이 와야 합니다.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은 많습니다. 타천도 있지만 자천도 있습니다. 후보군 중 이런 조건을 갖춘 인물이 과연 있을까요? 어 내정자는 국민은행장으로 어떤 조건을 생각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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