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객잡기 전쟁준비 구슬땀..어윤대 효과?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10.06.18 10:16
은행들이 '영업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인사와 인수합병(M&A) 등 금융권 주요 이슈들이 일단락되면 본격적으로 시작될 고객 유치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개월 전부터 본부장-지점장 공동 섭외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지역의 본부장이 지점장과 함께 신규 고객을 만나는 방식이다.

본부장이 함께 고객을 만나면 영업에 힘이 실리고, 지점장은 본부장과 함께 만날 신규 고객을 섭외해야 하니 더 많이 발로 뛰어야 한다. 영업 확대 측면에서 일거양득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하나은행은 또 교차판매 강화와 기존 고객 영업 심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개인금융(리테일) 쪽에서 신규고객 확충 차원에서 시작했다"며 "지점장들이 힘들어 하면서도 성과가 좋게 나와 뿌듯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 성과지표(KPI)에 고객지표 부분을 포함해 실적에 반영한다. 고객 기반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또 비이자이익 부문 확대를 위해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영업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 실시한 지역장 제도와 연계해 고객 유치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역장 제도는 특정 지역의 지점장 중 한 명을 지역장으로 뽑아, 해당 지역의 영업전략을 조율하고 공동영업을 주관하는 업무를 맡기는 식으로 운영된다. 본부장과 지점장의 다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역장을 중심으로 고객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는 은행권의 행보는 하반기부터 벌어질 고객 유치전을 대비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기 등으로 은행들이 지금까지 움츠려왔다"며 "하반기 이후 경기가 살아나면 다시 영업 확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공석이었던 KB금융지주 회장 자리가 채워진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 은행 임원은 "국민은행은 CEO 인사 등으로, 우리은행은 민영화 이슈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며 "KB금융 회장이 확정된 것은 은행권의 변수가 하나둘 사라지는 계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임원은 "하반기부터는 1명의 고객을 얻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때를 놓치면 주도권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리 영업 확대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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