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金보다 萬德으로! 마음부자 성공바이러스 확산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10.06.17 09:41

[2010 당당한부자]우리는 쇼설홀릭으로 간다

최근 TV 드라마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던 조선후기의 거상(巨商) '김만덕'이 지금 살고 있다면 어떻게 기부할까. 태풍으로 제주도에 큰 흉년이 들었을 때 전 재산을 털어 제주도민을 구휼했던 만덕은 지금도 기꺼이 자신의 재산을 쪼갰을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만덕은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청년 창업가 등에 전수하는 프로보노나 저소득 여성의 멘토로 활동할 것이다. 현대의 사회공헌이 단순히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에서 더욱 진화하고 있는 흐름에 맞춰서 말이다. 빌&미란다 게이츠 재단을 만든 빌 게이츠처럼 자신의 동문객주에서 '거간 전문가'를 같은 분야 중소기업에 빌려주는 '재능 기부'도 하고, 다른 '거상'들을 모아 '만덕 재단'을 세웠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들어 '기부'나 '사회공헌'의 의미가 넓어지고 있다. 일회성 기부보다 연속적인 기부, 생활 속에서의 기부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 끼의 배고픔을 없애기 위해 돈을 지원하는 단순한 자선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전략적 기부로 발전하고 있다.


기부의 용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미 미국 등 기부선진국에서는 병원이나 사회공헌단체에 대한 기부, 문화예술에 대한 기부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폴 앨런은 자신이 태어난 시애틀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환경과 문화에 집중적으로 기부한다. 도시에 박물관과 음악센터를 짓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가추모 사업을 지원하는 식이다.

국내에서도 천편일률적인 장학 사업에서 탈피해 취약계층을 돕는 사람들(사회복지사)을 돕는 재단이나 신진화가를 지원하는 기업 등이 생기고 있다. 대기업 은퇴 후 비영리 조직에서 자신의 경험을 나누려는 자원봉사자도 늘고 있다.

사회적 기업에 컨설팅을 해주는 프로보노, 사회 명사와 저소득 아동청소년 및 암 환자 등을 잇는 보건복지부의 휴먼 네트워크 등 인프라도 조금씩 갖춰지는 상황이다.


기부란 내가 사회에서 받은 혜택의 일부를 되돌려줘 우리 사회를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주는 일이다. 여기에는 물질(돈) 외에도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도 포함된다.

2004년부터 '한국의 당당한 부자'를 소개하고 있는 머니투데이는 올해 주제로 '소셜홀릭'을 제시한다. 소셜홀릭(Socialholic)이란 사회(social)와 중독자(holic)를 합친 말로, 여러 종류의 기부를 통해 이 사회를 보다 살맛나는 곳으로 만드는 당당한 부자를 가리킨다. 자기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함으로써 성공한 사람들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자신의 성공경험을 내놓음으로써 성공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사람들이다.

소아암 환자를 위해 '달리는 의사들', 뮤지컬 배우가 꿈인 취약계층 청소년에 강의하는 뮤지컬 배우, 시각 장애자에 집수리 봉사를 하는 화학회사 직원들, 저소득 가구 자립 지원 기금을 만들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앨범 제작에 참여한 가수들….

이들은 비록 수백억, 수천억원을 가진 큰 부자는 아니지만 자신이 가진 것들로 우리 사회를 더 살기 좋게 만드는 당당한 부자들이다. 값비싼 수입품에 돈을 쓰는 '과시적 소비'로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유한계급'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과시적 자선'으로 사회의 온도를 높이는 '멋진 부자'인 것이다.

소셜홀릭이 날로 늘어날수록 당당한 부자들도 많아지고, 부의 양극화로 분열되고 있는 우리 사회도 웃음이 넘치는 통합사회로 바뀔 것이다. 그런 사회가 바로 "부를 대물림하는 것이 아니라, 후세대가 서로 비슷한 시작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강철희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부소장, 연세대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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