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KB신임회장, M&A 기강다잡기 과제 산적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김지민 기자 | 2010.06.15 15:52

어윤대 KB금융 신임 회장 해야 할 일

15일 KB금융 회장에 내정된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은 기뻐할 틈이 없다. 회장 공백 상태가 장기가 지속되면서 KB금융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된 탓이다. 영업력 회복, 조직 효율성 제고, 인수·합병(M&A) 등 험로가 예상되는 만큼 어깨 또한 무거울 수밖에 없다.

신임 회장은 무엇보다 해이해진 조직 기강 잡기에 나서야 한다. KB금융은 지난해 9월 황영기 전 회장의 불미스런 사퇴와 신임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관치금융 논란, 금감원 종합검사, 직원 사망 등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이 같은 조짐은 지주 출범부터 감지됐다. 강 행장은 황 전 회장과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를 했다. 조직의 힘이 자연스럽게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경영권 누수가 9개월 간 지속되며 내부에서조차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얘기가 터져 나올 정도였다. 경영누수 여파는 영업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당기순익은 5398억 원으로 우리금융 1조260억 원과 신한지주 1조3053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실적은 6358억 원으로 2003년(9304억 원 적자), 2004년(3605억 원)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다. 국내 최대 금융지주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단기간에 조직을 장악해 조직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 이를 통해 뒤쳐진 경쟁력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조직의 효율성도 제고해야 한다. 지난해 말 국민은행 직원 수는 2만5000여명, 점포수는 1197개다. 경쟁사인 신한은행은 직원 수가 절반 정도인 1만3000여명, 점포수는 932개에 불과하다. 생산성이 그 만큼 떨어진다. 비대한 조직의 살을 뺄 필요가 있다.

금융권 뜨거운 감자인 인수·합병(M&A)전도 준비해야 한다. KB금융은 지주사지만, 기형적인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은행이 자산의 93%, 이익의 95%를 차지한다. 증권이나 보험 등 비은행 분야가 매우 취약하다. 치밀한 전략을 세워 M&A를 통한 사업구조 재조정을 해야 한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 회장의 선택은 은행권 인수전의 판도를 뒤흔들만한 영향력이 있다. 어 내정자는 외환은행 인수보다는 우리금융과의 합병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7년 인수 직전까지 갔다 포기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지난해에도 인수 검토 작업에 들어갔을 정도로 관심이 많다.

관치 논란 재연 가능성도 차단해야 할 과제다. 황영기 전 회장의 사퇴부터 지난 1년간 KB금융은 관치금융 논란의 중심에 서있었다. 관치의 꼬리표는 막판 회장 후보 선출 과정까지 따라다녔다. 당장 어 내정자 본인이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2년 후배로 측근 중의 측근이다. 회장에 선임되면 관치 논란이 가열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금융권 재편을 앞둔 시점에 어 내정자가 내리는 선택에 여러 해석이 덧붙여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의지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수도 있다. 어 내정자가 결단력 있는 행동을 보여준다 해도 관치 논란에서 자유로워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과의 관계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 지난 1년간 KB금융과 당국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초유의 수검일지 유출 등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 상태다. 당국과 불편한 상태에서 힘 있게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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